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65세 이상 고령자와 요양 시설 거주자·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한정해 맞히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미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ACIP까지 같은 결론을 내리면서 모든 미국인에게 부스터샷을 제공하겠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CNN 방송에 따르면 ACIP는 이날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기 요양 시설 거주자는 FDA의 긴급 사용 승인(EUA)에 따라 최초 접종이 완료된 뒤 최소 6개월 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1회 맞을 것을 권고한다’는 안건을 두고 표결해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어 ‘기저질환이 있는 50~64세 사람들에게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 1회 접종을 권고한다’는 안건도 표결에 부쳐 찬성 13 대 반대 2로 통과시켰다.

ACIP 위원들은 부스터샷 제공 문제를 두고 이틀간에 걸쳐 논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위원들은 부스터샷의 위험성은 물론 미국인 전체 부스터샷 시행 등을 두고 격렬한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ACIP가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함에 따라 로셸 월렌스키 미 CDC 국장이 이 권고를 승인하면 미국에서는 본격적으로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일단 고령자와 취약층만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이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20일이 포함된 주간부터 화이자-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모든 미국인에게 부스터샷을 제공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하지만, 모더나 부스터샷의 경우 데이터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CDC 국장과 FDA 국장대행이 백악관에 접종 시행 연기를 요청했다.

여기에 보태 FDA 자문 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지난 17일 16세 이상 모든 사람에게 부스터샷을 맞히는 방안을 부결시키기도 했다.

다만, 부스터샷 접종 대상 확대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 등 보건 당국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은 물론 화이자 이사로 재직 중인 스콧 고틀리브 전 FDA 국장 등까지 부스터샷의 효능과 안전성 등에 대한 추가 데이터가 확보되면 접종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