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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헝다 사태’ 한숨 돌렸지만…“中 GDP 29% 차지 부동산 침체, 성장률 깎아먹을 것”
블룸버그 “425억 위안화 채권 이자 장외 상환에 재정 건전성 우려 ↑”
2대 주주 화인부동산, 1조 4000억 대 손실에도 지분 전량 매각
中 정부, 지방 정부에 헝다 몰락 대비 요구…부동산 부문 국유화 전망까지
국제 신용평가사·투자은행, 일제히 中 성장률 전망치 하향
23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의 중국 상하이(上海) 센터 모습.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이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인한 파산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하지만 올 연말까지 갚아야 하는 이자 부담이 천문학적 액수에 이르는 만큼 사실상 헝다 그룹이 디폴트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4일 CNN비즈니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헝다 측은 전날 갚기로 한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을 “장외 방식의 협상을 통해 해결했다”고 밝혔다.

장외 상황은 발행인과 투자자의 ‘사적인 협상’을 통해 채권을 직접 갚는 것을 의미하며 상환 절차가 시장에 공개되지 않는다. 시장에선 다급한 상황에 놓인 헝다 그룹이 이자를 지급하는 대신 채권 보유 기관과 협상해 지급 시한을 연장하는 ‘미봉책’을 내놓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장외 상환 방식은 통상 지급이 어려울 때 이뤄진다”며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에 관한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헝다 그룹은 오는 29일에도 채권 이자 4750만달러(약 560억원)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다, 만기가 도래하는 헝다 그룹의 채무도 2022년 77억달러(약 9조550억원), 2023년 108억달러(약 12조700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디폴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시민들이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 로고 앞을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이런 가운데 헝다의 2대 주주인 홍콩 부동산 투자 그룹 화인부동산(華人置業·차이니스 에스테이트 홀딩스)은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인부동산은 이번 매각으로 12억2000만달러(약 1조4300억원) 규모의 손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신은 “손실이 예상됨에도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헝다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라고 봤다.

그동안 관망세를 보이던 중국 정부도 헝다 그룹의 파산에 적극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지방 정부들에 헝다 그룹의 잠재적인 몰락과 이에 따른 ‘폭풍’에 대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폭풍이란 헝다 그룹의 몰락에서 오는 경제·사회적 여파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헝다 그룹의 핵심 사업인 부동산 부문을 3~4개로 쪼개 국유화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 건설 중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 문화 관광 도시의 모습. [로이터]

헝다 그룹의 몰락이 중국 경제 성장의 한 축이던 부동산 부문의 몰락을 상징하는 만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관련 부문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9%에 이른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부동산 부문의 냉각이 조정의 가장 큰 이유”라며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8.5%에서 8.1%로, 내년 전망치를 5.5%에서 5.2%로 내려 잡았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내년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4~5%대로 예상되며, 2030년에는 2%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는 “부동산 거품이 꺼지며 발생한 중국의 경기 침체는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전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중국에 많은 상품을 수출하고 있는 미주, 유럽 국가들에도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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