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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 “제품·인재 이제 美 역수출합니다”
육아고충 덜어주는 제품·서비스로
초저출산 따른 사업위축 정면 돌파
“이익배당 50년 중 최근 15년 시작
10년간 총 6000억원 국내 재투자”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가 서울 잠실사옥의 사회공헌 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홍보보드 앞에서 자세를 잡았다. [회사 제공]

국민들 못잖게 저출산에 고심하는 곳이 있다. 국내 기저귀 부문 1위 기업,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가 합작해 만든 유한킴벌리다. 올해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진재승 사장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 제품 및 수출 다각화로 저출산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본사에서 본지와 만난 진 대표는 “초저출산 시대에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육아가 편하도록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른둥이 기저귀, 피부 발진을 줄여주는 기저귀 등 육아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유한킴벌리는 2009년부터 매달 ‘육아포럼’을 열어 육아, 엄마의 건강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진 대표는 육아인구에 기대지 않은 신사업 육성도 강조했다. 유한킴벌리는 기저귀와 시니어 위생용품에 사물인터넷(IoT)을 접목, 혁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는 ‘스카트’ 브랜드로 청소용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1000억원 규모의 클리닝 시장은 외국계 기업 몇 곳이 과점해 왔다. 유한킴벌리는 부직포 전문기술, 탄탄한 영업력 등을 바탕으로 후발주자라는 단점을 딛고 1년만에 시장점유율을 두자릿수(10.0%)로 끌어올렸다.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가 제품 다각화와 수출 강화 등으로 저출산으로 인한 어려움을 타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유한킴벌리 제공]

저출산을 수출로 극복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진 대표는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나 인도 쪽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총 27개국에 제품 수출 중이다. 지난 10년 간 수출액은 2조1500억원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었던 중국은 최대주주사인 킴벌리클라크가 현지에 공장을 세우면서 한국산 수출이 크게 줄었다. 그래도 유아용품에서는 한국산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여전해 2019년부터 중국 온라인 크로스보더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킴벌리클라크가 있는 미국에 ‘역수출’도 한다. 유한킴벌리에서 만들어 수출한 하기스 기저귀가 현지 제품보다 더 부드럽고, 아기들 피부에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진 대표는 “초기에는 연구개발(R&D) 측면에서 많이 배웠는데, 지금은 대등하거나 유한킴벌리 기술을 그쪽(클라크)에 적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제품 뿐 아니라 사람도 역수출되고 있다. 유한킴벌리 출신들이 킴벌리클라크 글로벌 법인들의 임원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진 대표는 “유한킴벌리는 킴벌리클라크의 글로벌 그룹사 중 미국 다음으로 매출이 큰 회사”라며 “22명의 본사 출신 임원들이 아시아, 유럽, 북미 등에서 주요 리더로 활동 중”이라 밝혔다. 이들은 비즈니스부터 마케팅, 제품개발, 제조생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배당에 대해서는 킴벌리클라크의 과도한 이익 환수라는 논란도 나온다. 이에 대해 진 대표는 “투자사가 출자한 회사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일부 돌려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기대”라며 “오히려 50년 역사 중 배당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5년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클라크는 지분 출자 외에도 최근 10년 간 총 6000억원 정도 국내 투자를 꾸준히 해왔다”고도 했다.

킴벌리클라크의 국내 시장 투자 중에는 최근 경북 김천공장에 430억원을 들여 위생지용 티슈 10호기를 증설한 것도 있다. 티슈는 위생에 대한 관심, 국내 가구 수 등이 늘며 그 수요가 증가해 최근 3년 간 수입물량 증가율이 19.3%에 달할 정도로 수입 의존도가 늘어 왔다.

진 대표는 “티슈 10호기가 오는 2023년 7월부터 가동되면 연간 생산능력이 16만4000t에서 20만t으로 늘어난다. 국내 티슈원단이 부족해 수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산화라는 의의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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