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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5G 융합 서비스의 길, 도전 넘어 더 큰 도전

그리스신화에는 티탄족과 올림포스 두 신족(神族)이 싸우는 ‘티탄의 전쟁’이 나온다. 이는 신-구 세대 간의 10년 전쟁으로, 제우스와 동맹한 올림포스의 승리로 끝을 맺는다. 그 결과를 보면 할아버지 권력이 아버지에게로, 이는 다시 아들인 제우스로 넘어간다. 한 세대가 쇠락해가면서 이후 세대가 세력을 확장해가는 형세였다. 마치 약 10년 주기로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면 이전 세대는 힘을 잃어가는 이동통신 진화과정을 보는 듯하다.

현재까지 이동통신의 가장 진화한 형태인 5G가 이전 세대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5G의 진정한 가치는 이전 세대와는 달리, 단순 통신에만 갇혀 있지 않고 세상을 바꾸는 혁신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제조·미디어·도시 등 전 산업·사회 분야에서 새로운 융합 서비스가 창출되고, 자율주행차·스마트공장 등 기존 혁신성장 분야에서도 5G를 기반으로 재도약할 기회가 형성된다. 일례로 5G를 적용함으로써 자율주행차는 레벨 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이 수월해지며, 스마트공장은 전자·반도체와 같은 하이테크 생산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서로 다른 두 집단이 플랫폼을 통해 상호작용을 하는 양면시장이 활성화된다는 점이다. 3G까지는 통신사와 소비자 간 단면시장이었고, 4G에서 열린 양면시장은 5G로 넘어오면서 메타버스와 같은 디지털 혁신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를 통해 한 면에서는 국민이 5G를 더욱 체감할 수 있게 되고, 다른 한 면에서는 기업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게 된다.

지난 2019년 4월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5G 확산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간 커버리지, 요금 문제 등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한편으론 6G 준비에 참조 모델이 됐으며 5G 속도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지난 3월, 글로벌 통신측정 전문기업인 스피드체크는 한국의 5G 평균 속도가 미국에 비해 10배 이상 빠르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5G 확산에 있어서 지금부터가 더 중요한 시기다. 아직까지 5G 융합 서비스는 초기 수요 발굴과 실증 단계 수준으로 내세울 만한 5G 킬러 서비스가 부족하다.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보면 5G 융합 서비스 구현을 위해서는 5G 통신 모듈 탑재가 반드시 요구되나 가격경쟁력 있는 국산 개발이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대기업 제조사-중소기업이 함께 국산화에 나선 만큼 이제는 5G 융합 서비스의 활주로가 열렸으니, 우리 서비스가 5G 통신 모듈이란 엔진을 장착하고 힘차게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정부가 지난 8월 18일 5G 융합 서비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린 ‘5G+융합 서비스 확산 전략’은 의미가 크다. 이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넘어 5G가 우리 사회에 깊게 채화되며 세상을 혁신적으로 변모시키고자 하는 더 큰 도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4G 상용화가 유럽에 비해 1년 7개월 뒤처진 상황에서 모두가 어렵다고 했던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일궈냈다. 지금껏 돌파해왔듯이 앞으로의 힘찬 도전으로 글로벌 5G 융합 서비스 강국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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