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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운드리 경쟁 재점화③] 인텔의 야심, 유럽과 손잡고 퀄컴·아마존과도 ‘밀월’
미국 인텔 본사 앞의 모습. [인텔 뉴스룸]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반도체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인텔은 올해 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이후 차근차근 투자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당장 파운드리 글로벌 1위·2위인 TSMC와 삼성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막강한 자금력과 미국·유럽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경쟁자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2021’에서 “유럽에 반도체 공장 2기를 세울 계획”이라면서 “유럽의 공장 신설 계획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발표했다. 이번 투자 규모만 최대 800억 유로(약 110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인텔의 투자는 컴퓨터, 자동차, 가전 등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겔싱어 CEO는 이날 “반도체 수요가 계속되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대담한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의 최대 피해자인 자동차 업계를 위해 아일랜드 공장의 제조 역량을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텔은 지난 3월 200억 달러(약 23조5000억원)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공장 2곳을 신설하고 이어 35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뉴멕시코주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글로벌 고객사들과의 ‘밀월 관계’도 확대해가는 모습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IAA 2021’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유럽의 파운드리 공장 유치 계획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퀄컴은 세계 최대 통신칩 관련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다.

아몬 CEO는 이날 행사에서 파운드리 관련 특정 기업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겔싱어 CEO가 유럽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을 밝힌 것과 맞물리면서 업계에서는 “퀄컴과 인텔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실제로 인텔은 지난 7월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개발 현황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파운드리 사업 고객사로 퀄컴과 아마존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퀄컴은 현재 삼성전자에게 반도체 생산을 맡기고 있는 파운드리 업계의 ‘큰 손’이기도 하다.

인텔이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단숨에 삼성과 TSMC를 위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인텔은 최근 세계 4위 파운드리인 글로벌파운드리의 인수를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실제 이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해진다.

겔싱어 CE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M&A에는 기꺼이 사려는 사람과 기꺼이 팔려는 사람이 있다”며 “나는 기꺼이 사려는 사람에 속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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