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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샷” 외치는 2030...용품업계도 다양한 마케팅으로 유인 [‘2030 바람’ 탄 골프]
골린이들 ‘취미이자 플렉스’ 뽐내
프로선수 레슨 등 콘텐츠 제공
고가 클럽세트 장기할부도 실시

▶해외여행 코로나사태로 막히자 ‘골프의 세계’로?=최근 젊은 골퍼들의 증가는 수년 전 붐을 이뤘던 ‘와인동호회’ 열풍을 떠올리게 한다. 과음과 회식이 주류를 이루던 문화가, 좋은 술을 적당히 즐기고 싶다는 트렌드로 바뀌면서 국내에 와인애호가가 증가하는 추세로 이어진 바 있다.

골프는 다소 동기는 다르지만 외부의 동력이 작용한 것은 분명해보인다.

휴가나 월차 등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즐기던 젊은 층들이 코로나 사태로 출구(?)가 막히면서 골프에 입문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패션(골프의류 및 클럽) 스포츠(라운드), 모임(동반자) 등 다양한 분야가 어우러진 골프는 자신의 개성을 살리면서 지인들과 교류도 하고, 선의의 경쟁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골프계의 새로운 피 2030 골퍼들은 누구인가=골프장에서 스코어를 온라인으로 저장하고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스코어측은 지난 2020년 모두 755만9143개의 스코어카드에 데이터베이스에 올라왔다고 한다. 이 앱을 사용하지 않는 상당수의 시니어골퍼가 빠진 숫자임을 고려하면 젊은 골퍼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여성의 비중도 218만5085개로 28.9%로 4분의 1을 훌쩍 넘어선다.

최근 골프매거진 코리아에 소개된 스마트스코어 데이터에 따르면 30대 골퍼의 코스 점유율은 10%, 연간라운드는 6.9회, 평균타수는 100.4타로 나타났다. 20대는 라운드 5.2회, 평균타수는 101.6타였다. 또 30대의 코스점유율을 2018년 8%대에서 2020년 10%대로 늘어났다. 주 이용층의 하나인 40대가 2%가량 감소한 35%인 것과 대비된다.

진입장벽이 낮은 스크린골프에서는 2030세대의 유입이 두드러진다.

골프존에 따르면 20대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신규회원이 48% 늘어났고, 30대도 16%증가했다. 비용과 시간의 제약이 큰 필드 라운드보다 스크린골프로 먼저 입문하는 젊은 세대가 많다는 뜻이다.

강남의 한 대형 골프연습장의 경우 2030 골퍼들이 대략 15~20%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인스타 감성에 최적화된 콘텐츠=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인스타그램은 맛집, 패션, 여행, 헬스, 인테리어, 자동차, 캠핑 등 자신의 취미와 개성을 선보이는 경연장이다. 골프는 이런 인스타그램에 소위 ‘플렉스’하기에 적당한 콘텐츠이기도 하다. 풍광좋은 골프장, 연습장면, 잘 차려입은 골프의류, 동반자들과의 즐거운 식사 등 인스타 피드를 꾸며줄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인스타 검색어를 살펴보면 골프(594만) 골린이(56만) 라운딩(76만) 골프장(33만) 버디(28만) 스크린골프(38만) 등 관련 게시물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최근 한 골프용품업체의 광고는 이런 젊은 골퍼들의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자신의 의류와 신발, 클럽, 모자 등을 골라 멋진 차에 싣고 라운드를 나가는 모습은 이들의 ‘인스타감성’을 적절히 자극하는 콘셉트로 보인다.

▶“2030 골퍼 사로잡아라” 업계도 다양한 마케팅 전개=앞서 말한 ‘인스타감성’에 소구하는 광고처럼 골프용품 업계는 증가하는 젊은 골퍼들에 주목하고 이들을 공략해야할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인스타계정을 만들어 팔로우할 경우 혜택을 제공하거나, 프로선수의 레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광고도 내보낸다.

중장년 중상급자가 선호하는 클럽인 미즈노의 경우 젊은 골퍼들 공략에 적극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미즈노의 관계자는 “골프클럽을 출시할 때도 초중급자 실력의 2030을 겨냥해 ‘치기 쉬운 채’를 라인업에 포함시킨다. 네이밍도 스펙·기능 위주가 아닌 좀 더 친근한 이름을 찾기도 한다”고 말한다.

미즈노가 지난 달부터 렌털플랫폼인 ‘묘미’와 함께 골프클럽 ‘인수형 장기렌탈’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도 그런 마케팅의 일환이다. 고가의 클럽세트를 장기할부로 구매할 수 있어 젊은 층이 관심을 보인다. 11종류의 클럽 그리고 3종류의 풀세트를 제공하는데 이중 비기너를 대상으로 한 풀세트 등은 일정액의 월 대여료를 약정기간 납부하면 완납 후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골프인구가 늘고 있다는 한국. 코로나시대에 호황을 맞은 골프업계에 젊은 골퍼들의 유입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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