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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미이자 FLEX” 2030 골퍼 증가…용품업계도 다양한 마케팅으로 유인
골프입문자들이 쉽게 접하게 되는 스크린골프는 올해 20대 유저가 지난해 대비 48% 늘었다.[골프존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실외 연습장이나 스크린골프장에 젊은 골퍼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골프동호회에서 활동하며 아내와 동반라운드도 종종 나가는 50대 L모씨는 최근 골프를 즐기는 2030세대들이 늘어났다고 전한다. 금융관련 업종에 종사하던 그는 업무상 접대골프를 나가야 했기 때문에 동년배보다는 빠른 30대에 골프에 입문했지만, 지금은 2030세대 중 골프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시간적, 경제적 부담 탓에 중장년층보다 필드를 찾는 횟수는 적지만 열기는 그들에 뒤지지 않는다.

▷해외여행 코로나사태로 막히자 '골프의 세계'로?

최근 젊은 골퍼들의 증가는 수년 전 붐을 이뤘던 '와인동호회' 열풍을 떠올리게 한다. 과음과 회식이 주류를 이루던 문화가, 좋은 술을 적당히 즐기고 싶다는 트렌드로 바뀌면서 국내에 와인애호가가 증가하는 추세로 이어진 바 있다.

골프는 다소 동기는 다르지만 외부의 동력이 작용한 것은 분명해보인다.

휴가나 월차 등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즐기던 젊은 층들이 코로나 사태로 출구(?)가 막히면서 골프에 입문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패션(골프의류 및 클럽) 스포츠(라운드), 모임(동반자) 등 다양한 분야가 어우러진 골프는 자신의 개성을 살리면서 지인들과 교류도 하고, 선의의 경쟁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골프계의 새로운 피 2030 골퍼들은 누구인가

골프장에서 스코어를 온라인으로 저장하고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스코어측은 지난 2020년 모두 755만9143개의 스코어카드에 데이터베이스에 올라왔다고 한다. 이 어플을 사용하지 않는 상당수의 시니어골퍼가 빠진 숫자임을 고려하면 젊은 골퍼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여성의 비중도 218만5085개로 28.9%로 1/4을 훌쩍 넘어선다.

최근 골프매거진 코리아에 소개된 스마트스코어 데이터에 따르면 30대 골퍼의 코스 점유율은 10%, 연간라운드는 6.9회, 평균타수는 100.4타로 나타났다. 20대는 라운드 5.2회, 평균타수는 101.6타였다. 또 30대의 코스점유율을 2018년 8%대에서 2020년 10%대로 늘어났다. 주 이용층의 하나인 40대가 2%가량 감소한 35%인 것과 대비된다.

진입장벽이 낮은 스크린골프에서는 2030세대의 유입이 두드러진다.

골프존에 따르면 20대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신규회원이 48% 늘어났고, 30대도 16%증가했다. 비용과 시간의 제약이 큰 필드 라운드보다 스크린골프로 먼저 입문하는 젊은 세대가 많다는 뜻이다.

강남의 한 대형 골프연습장의 경우 2030 골퍼들이 대략 15~20%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레슨을 하고 있는 한 국가대표 출신 KLPGA 프로에 따르면 “요즘 젊은 골퍼들은 볼 스트라이킹 같은 기술적인 면 보다 에이밍하는 법이나 코스 매니지먼트 등에 관심이 많았다. 뒤땅 샷 같은 문제는 자신의 연습부족으로 여긴다. 필드레슨을 원하는 골퍼들은 대개 90타 정도의 보기플레이어였고 매너들도 좋았다"고 말했다.

고가의 골프클럽을 장기간 월정액만 내고 이용할 수 있는 미즈노의 '인수형 장기렌탈' 프로그램은 절은골퍼들에게 관심을 모은다.

▷인스타 감성에 최적화된 컨텐츠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인스타그램은 맛집, 패션, 여행, 헬스, 인테리어, 자동차, 캠핑 등 자신의 취미와 개성을 선보이는 경연장이다. 골프는 이런 인스타그램에 소위 '플렉스'하기에 적당한 컨텐츠이기도 하다. 풍광좋은 골프장, 연습장면, 잘 차려입은 골프의류, 동반자들과의 즐거운 식사 등 인스타 피드를 꾸며줄 컨텐츠가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인스타 검색어를 살펴보면 골프(594만) 골린이(56만) 라운딩(76만) 골프장(33만) 버디(28만) 스크린골프(38만) 등 관련 게시물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최근 한 골프용품업체의 광고는 이런 젊은 골퍼들의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자신의 의류와 신발, 클럽, 모자 등을 골라 멋진 차에 싣고 라운드를 나가는 모습은 이들의 '인스타감성'을 적절히 자극하는 컨셉트로 보인다.

▷“2030 골퍼 사로잡아라” 업계도 다양한 마케팅 전개

앞서 말한 '인스타감성'에 소구하는 광고처럼 골프용품 업계는 증가하는 젊은 골퍼들에 주목하고 이들을 공략해야할 타겟으로 삼고 있다. 인스타계정을 만들어 팔로우할 경우 혜택을 제공하거나, 프로선수의 레슨 등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광고도 내보낸다.

중장년 중상급자가 선호하는 클럽인 미즈노의 경우 젊은 골퍼들 공략에 적극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미즈노의 관계자는 “골프클럽을 출시할 때도 초중급자 실력의 2030을 겨냥해 '치기 쉬운 채'를 라인업에 포함시킨다. 네이밍도 스펙-기능 위주가 아닌 좀 더 친근한 이름을 찾기도 한다”고 말한다.

미즈노가 지난 달부터 렌탈플랫폼인 '묘미'와 함께 골프클럽 '인수형 장기렌탈'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도 그런 마케팅의 일환이다. 고가의 클럽세트를 장기할부로 구매할 수 있어 젊은 층이 관심을 보인다. 11종류의 클럽 그리고 3종류의 풀세트를 제공하는데 이중 비기너를 대상으로 한 풀세트 등은 일정액의 월 대여료를 약정기간 납부하면 완납 후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골프인구가 늘고 있다는 한국. 코로나시대에 호황을 맞은 골프업계에 젊은 골퍼들의 유입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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