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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여자 축구선수 ‘필사의 탈출’
유소년 선수·가족 포함 96명
파키스탄 축구협은 긴급비자
아프간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소속의 한 선수가 15일(현지시간) 가족과 함께 파키스탄으로 입국했다. 이들 목에는 환영의 의미로 화환이 걸려 있다. [AFP]

아프가니스탄의 여자 축구선수가 가족과 함께 파키스탄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탈출했다.

15일(현지시간) AP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여자 축구 선수와 그의 가족 96명은 이날 유효한 비자를 소지한 채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국경도시 토르크햄에 무사히 도착했다.

아프간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을 포함해 유소년 축구팀과 지난해 10월 아프간 여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헤라트의 축구팀 멤버가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여자 축구팀은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기 전 대피하는 것에 실패했다. 특히 아프간 북서부에 위치한 헤라트의 축구팀은 탈레반에 의해 집이 불에 타 없어졌다. 선수의 가족이 탈레반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탈레반을 피해 수도 카불에서 숨어 지냈다.

칼리다 포팔 전직 아프간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은 “3일 전 몇몇 선수의 아버지와 형제가 은신하다 탈레반에 적발됐다”며 “가족을 두고 국경을 넘어야 했던 선수들에게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고 가디언을 통해 전했다.

선수의 대피를 도운 시우앤 마리 길 로키티 재단(RokiT Foundation)의 최고경영자(CEO)는 “이 어린 소녀와 그들의 가족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싸우는 용기에 진정으로 겸손해졌다”며 “우리 모두에게 큰 힘을 줬다”고 말했다.

이들의 탈출을 도운 것은 파키스탄 축구 협회(PFF)였다. PFF는 이들에게 긴급 인도 비자를 발급해 입국을 허용했다.

파와드 차우드리 파키스탄 정보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아프간 여자 축구 대표팀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주 “아프간 여성의 스포츠 참여가 금지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마둘라 와시크 탈레반 문화위원회 부대표는 호주 방송매체 SBS와 인터뷰에서 “여성의 스포츠 활동은 불필요하다”며 “이슬람은 여성의 얼굴과 몸이 노출되는 운동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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