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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배·과거 보러가던 ‘옛길’ 6곳 국가 명승으로
삼남대로 누릿재 구간
길재 정상부
창녕 개비리
백운산 칠족령

유배가는 길, 과거시험 보러가는 길, 금강송 운반길, 분리대를 두어 차도(마차)와 인도를 구분하고 돌무지를 회전교차로로 이용하던 길 등 20세기 초 신작로가 만들어지기 고려-조선의 인적-물적 교류의 근간이었던 간선도로 ‘옛길’ 6곳이 국가 명승으로 보존된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16일 전라도 정읍-장성 삼남대로 갈재, 강진-영암 삼남대로 누릿재, 경기도 양평 관동대로 구질현, 경남 창녕 남지 개비리, 강원 평창-정선 백운산 칠족령, 경북 울진 십이령 총 6개소의 옛길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삼남대로’는 한양에서 충청, 전라, 제주에 이르는 970리 길을 말한다. 이 중 갈재는 고려 현종이 나주로 몽진할 때 이용한 고갯길로 노령, 갈령, 위령으로 기록돼 있다. 전남 전북의 경계선이다. 송시열이 기사환국으로 사사되기 전 마지막 여정이 갈재였다. 길 가운데 축대가 조성되어 마차와 사람들이 다녔던 경로가 구분되고, 돌무지가 회전 교차로의 역할을 했다.

삼남대로 누릿재는 고서에 ‘황치(黃峙)’로 기록되어 있고, ‘황현(黃峴)’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정약용은 강진에서 유배를 지내며 월출산과 누릿재를 여러 시와 글로 남기기도 했다. 하행은 유배길, 상행은 과거시험보러 가는 길이었다.

‘관동대로’는 한양에서부터 양평-원주-강릉-삼척을 거쳐 울진 평해까지 약 885리에 이르는 도로다. 지형이 험해 ‘아홉 번은 쉬고 나서야 고개를 넘을 수 있다’는 길이다.

창녕 남지 개비리는 박진(朴津)과 기강( 江)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옛길로 소금과 젓갈을 등에 진 등짐장수와 인근 지역민들의 생활길로 애용됐다. 개비리는 ‘개가 다닌 절벽(비리)’이란 뜻으로 좁고 아슬아슬했다. 먹고살기 위해 이 좁은 길을 걸었다.

백운산 칠족령은 평창과 정선을 연결하는 대표적 고갯길로, 감입곡류의 풍광을 내려볼수 있다. 이 동강을 통해 소백산 일대 금강송을 서울로 운송하던 떼꾼들이 애용했다고 전해진다.

울진 십이령은 두천원(斗川院)을 기점으로 봉화 인근 내륙의 생산품과 울진 인근의 해산물을 교역하던 십이령의 일부로, 샛재·바릿재 등 옛 십이령의 주요지점이 잘 남아있다. 울진 내성행상 불망비, 성황당과 주막 터, 현령 이광전 영세불망비 등 보부상과 관련된 역사문화적 요소가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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