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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중국 견제’ 큰 그림 나왔다…‘오커스’ 통해 호주에 핵잠수함 지원
미국, 전통적 동맹 영국·호주와 중국 포위망 형성
‘중국 견제’ 위해 금기 깬 미국, ‘핵잠수함 추진’ 한국도 주목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을 마친 지 보름여만에 영국과 호주가 참여하는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키며 ‘중국 견제’를 위한 큰 그림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사진은 미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하는 미 해군 항공모함. [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을 마친 지 보름여만에 ‘중국 견제’를 위한 큰 그림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먼저 오랜 전통적 우방인 영국과 호주를 축으로 삼는 새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AUKUS)’ 출범으로 대중국 포위망을 설정했고, 영국 외 전 세계 어떤 우방국에도 ‘지원 불가’ 사항이었던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극히 예외적으로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15일(현지시간) 화상 회견에서 오커스 출범을 발표하면서 이 안보협의체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커스 결성을 역사적 조치로 치켜세우며 21세기 미래 위협에 더 잘 대처하기 위해 동맹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세안(ASEAN)과 쿼드(Quad), 인도태평양, 유럽 및 전 세계의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먼저 전통적 동맹인 영국과 호주를 축으로 삼은 것은 대중 포위망의 주춧돌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각종 첨단 군사정보와 기술을 공유하는 영국은 최근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를 아시아에 파견해 인도·태평양 지역 관여 수위를 높였다.

호주는 미국, 뉴질랜드와 함께 태평양안보조약(ANZUS)을 체결,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미·영·호주 3개국은 또 영미권 정보동맹 ‘파이브아이즈’의 주축 국가이기도 하다.

▶미국, 전통적 동맹 영국·호주와 중국 포위망 형성= 이렇게 지금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협력하는 3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을 위한 새로운 안보협의체를 구축한 건 중국 견제를 목표로 동맹관계의 차원을 한층 격상하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협력 분야로 사이버 공간과 인공지능(AI), 양자(Quantum) 기술, 수중 영역 등 중요 기술과 군사능력을 지목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장거리 타격 능력도 3국의 협력 분야로 꼽았다. 미국의 세계 패권을 위협하며 빠르게 부상하는 중국에 대항해 동맹국과의 공식적인 첨단 군사기술 공유 채널을 마련한 셈이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사안은 미국이 영국과 함께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하기로 한 점이다.

미국은 1958년 영국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한 이래 다른 나라에 단 한 번도 이 기술을 지원한 적이 없다. 이번 오커스 출범과 함께 호주에 이 기술을 전격 지원키로 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동맹 규합을 통한 중국 견제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인상마저 준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핵 추진 잠수함 관련 기술이 ‘극도로 민감한’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솔직히 말해 이는 많은 측면에서 우리 정책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타국과 공유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것으로, 이번에 한해 매우 예외적으로 기술 공유를 추진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런 일이 앞으로 다른 상황에서도 일어날 거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번 일을 단 한 번 있는 일(one off)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국 견제’ 위해 금기 깬 미국, ‘핵잠수함 추진’ 한국도 주목= 미국 동맹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지난 수십년간 극비에 부쳤던 영역까지 자물쇠를 풀며 대중 견제에 주력하는 한편, 동맹의 적극적인 동참을 독려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이런 대외적 행동 변화는 핵 추진 잠수함 개발 의향을 갖고 있는 한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 미국 동맹국에도 적잖은 파장을 끼칠 수 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이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미국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한국을 거론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인 2017년 4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핵잠수함은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가 됐고, 이를 위해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 10월 방미 때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핵연료를 공급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미국이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고위 당국자는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관계 강화에 대한 질문에 “이(오커스)는 통합되고 효과적인 관여의 망을 개발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오커스를 기반으로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 여기에 한국·베트남·뉴질랜드 등을 더한 ‘쿼드 플러스’ 등 확장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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