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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생사 갈림길에 놓인 자영업자 절규 더는 외면 말아야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영업제한 철폐와 손실보상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나 이 자리는 요구사항을 전하는 단순한 회견장이 아니었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인 자영업자들의 처절한 절규의 한마당이었다. 지금은 ‘어렵다’ ‘힘들다’ ‘도와달라’가 아니라 ‘살려주세요’의 상황이라는 한 마디가 이들의 현실을 여과 없이 전해준다. 정부가 과도한 영업제한을 계속한다면 거리두기 보이콧 등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이들의 경고에는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결연함마저 묻어난다.

실제 자영업자들이 전하는 현장 상황은 심각하다 못해 생존이 위협받는 지경에 와 있다. 지난 1년6개월 동안 자영업자들은 66조원의 빚을 떠안았고, 45만3000개 사업장이 폐업했다고 한다. 하루 1000개 이상의 생활터전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영난과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줄을 잇고 있다. 서울에선 호프집 사장이, 전남 여수에선 치킨집을 하던 자영업자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하지만 김기홍 비대위 대표는 “언론 조명을 받기 전에도 많은 분이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처한 상황이 어떤지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K-방역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저 수준의 신규 확진자 수와 치명률에 높은 백신 접종률까지 더해지면 코로나로부터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종과 방역과 일상이 조화되는 새로운 K-모델을 창출해 이 또한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유서를 써야 할 절박한 처지의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안전한 나라’ ‘새로운 K-모델’은 의미 없는, 딴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그 와중에 문 대통령은 BTS 멤버 등 10여명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요식업체들은 집합 금지로 극한의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말이다.

자영업자들의 절규를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 4단계의 고강도 거리두기를 시행에도 하루 확진자수는 여전히 2000명 선을 넘나들고 있다.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식당 주인들에게 희생을 요구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인원이나 영업 형태를 제한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손실보상은 필수다.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뿌릴 게 아니라 그 돈은 실제 손실을 본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정교하고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거리두기 실행 방안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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