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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앱 사용자 쏟아내는 데이터 분석...광고주-소비자 윈윈 ‘금맥’ 일군다”
유니콘 입성 ‘몰로코’ 안익진 대표
광고 자동화 플랫폼 ‘몰로코 클라우드’
앱 개발사에 광고수익 배분 성장 견인
소비자에게는 맞춤형 ‘착한광고’ 제공
개인정보보호 강화흐름 되레 기회작용
AI 기반 비즈니스 솔루션 기업이 목표

“수많은 개발사에서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생산되고 있지만 이를 수익화한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몰로코는 머신러닝 광고기술로 고객사가 데이터로 ‘돈’을 벌게 해줍니다.”

인공지능(AI) 기반 광고 솔루션 기업 ‘몰로코(MOLOCO)’의 안익진 대표(43)는 헤럴드경제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몰로코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최적화된 모바일 광고를 보여주는 ‘애드테크(Ad-tech)’ 기업이다. 2013년 실리콘 밸리에서 설립돼 올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비상장 회사)이 됐다.

안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해 미국 유학길에 오른 뒤, 6년간 구글에서 일한 개발자 출신 CEO다. 머신러닝 기반 광고 알고리즘을 도입해 유튜브를 구글의 ‘효자’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몰로코는 각종 앱에서 나오는 데이터라는 ‘원유’를 머신러닝 기술로 ‘정유’로 바꿔주는 기술을 가졌다.

안 대표는 “국내 소비자의 음식 소비 정보는 배달의민족이, 숙박 정보는 야놀자가, 이동 정보는 카카오T가 가장 잘 알 것”이라며 “개발사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광고를 제공하면 광고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많은 광고’가 아니라 ‘좋은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 몰로코의 철학이다.

몰로코의 핵심 사업은 모바일 광고 자동화 플랫폼인 ‘몰로코 클라우드’다.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앱에는 수많은 광고 지면(인벤토리)이 존재한다. 소비자가 앱을 여는 순간 인벤토리에 어떤 광고를 띄울지 여러 회사가 ‘경쟁 입찰’을 벌인다.

몰로코 클라우드는 머신러닝을 통해 유저가 반응할 만한 광고를 적절한 가격에 제시한다. 몰로코가 제시한 광고주의 광고가 채택되면, 사용자에게 광고가 노출된다.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0.1초, 이 중 몰로코가 연산을 처리하는 과정은 단 0.02초다. 몰로코는 매달 전세계 100억개 이상 모바일 기기에 실시간 맞춤형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안 대표는 “‘수익화’는 모든 스타트업이 당면하는 문제”라며 “앱 개발사가 데이터를 통해 광고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적어도 4년이 걸린다. 몰로코는 이를 3개월로, 6주로 줄여주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몰로코는 배달의민족, 데브시스터즈, 하이퍼커넥트 등 국내 스타트업에 광고 기술을 제공하며 성장했다. GS샵, 넥슨 등 국내 유수 기업부터 러시아와 베트남 게임 회사들까지 회원사가 250여 곳에 달한다.

국제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글로벌 마케팅 플랫폼 싱귤러(Singular)가 매년 발표하는 ROI 인덱스에서 종합 순위 7위에 올랐다. 페이스북, 스냅챗, 트위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최근 애드테크 업계의 화두는 ‘개인 정보 보호’ 강화다. 애플과 구글이 사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없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PC에 남은 사용자의 인터넷 사용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광고 업계에 엄청난 타격이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안 대표는 “정보 보호라는 큰 흐름에 찬성한다”며 “제한된 정보만으로도 적합한 광고를 추천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머신러닝, 통계학, 마케팅 사이언스 등 여러 분야에서 관련 기술이 개발돼있다. 몰로코는 더 높은 수준의 프라이버시와 광고 기술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흐름에 맞춰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 몰로코 클라우드는 광고 추적 제한(LAT) 트래픽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유저 행동을 분석하기 위해 기기에 부여된 식별값(IDFA)을 제외하고 퍼블리셔 앱, 시간, 위치와 모바일 디바이스와 같은 정보를 조합하는 방식이다.

파트너사인 게임사 ‘비트망고’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LAT 트래픽 대상 광고를 통해 들어오는 앱 설치량이 약 6% 증가했다. 최근에는 이 비중이 70%까지 성장했다.

무엇보다 기존의 ROAS(광고비 대비 매출액) 수치가 유지됐다. 개별 이용자 데이터가 제한된 상태에서도 이전 수준의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빅테크의 데이터 독점도 ‘광고 기술’로 예방할 수 있다고 봤다. 안 대표는 “단골 서점의 주인이 내 취향의 책을 추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서점 주인이 내가 어제 먹은 술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추천한다면 거부감이 든다”며 “광고 기술을 가진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플랫폼이 중소 플랫폼까지 흡수하면서 생기는 것이 ‘데이터 독점’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자 특징적 데이터를 가진 플랫폼에 광고 기술을 ‘공유’해 소수 플랫폼의 정보 독점을 막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안 대표는 “비즈니스 머신러닝(BML)을 전세계 디지털 기업에 보급하는게 목표”라며 “광고를 넘어 엔터프라이즈 영역에도 머신러닝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ML은 저희가 만든 용어”라고 귀띔했다.

몰로코는 올해 이커머스 기업 대상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 베타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커머스 기업이 고객에게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고, 입점한 판매자들 또한 셀프 관리툴을 통해 검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광고 컨설팅 및 제작을 지원하는 ‘몰로코 스튜디오’도 출시했다.

몰로코는 최근 1억 5000만 달러(약 1734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 자금은 기술 개발과 해외 시장 진출에 투입된다. 안 대표는 “몰로코의 성장 동력은 기술 투자에서 나온다. 기존의 고객에게 더 큰 만족을 주고 고객사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몰로코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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