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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의 보고’ 바다도 아열대의 습격
난류성 어종 급증...토종 물고기 감소
연근해 수온 상승→어업 생산량 급감
바다딸기. 독도에서 온대성 연산호인 바다딸기 서식지가 증가하고 있다. [국립수산생물자원관 제공]
명태. 수온의 상승으로 동해에 한류성 어종인 명태가 자취를 감췄다. [국립수산생물자원관 제공]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던 드넓은 바다마저도 기후변화의 영향에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지구 생물의 99%가 서식한다는, 생명의 보고인 바다마저 위협 받고 있다. 인간에 의한 탄소 배출 증가는 해양의 온난화로 이어졌다. 이런 변화는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끼쳐, 해양 자원 생산량 감소를 넘어 수산생물의 대량 멸종까지도 우려되고 있다. 결국 인류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 연근해 수온, 세계평균보다 더 올라=국립수산과학원의 ‘수산분야 기후변화 평가백서’에 따르면 한국의 연근해 연평균 표층수온은 1968~2018년 1.23도가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세계 연평균 표층수온 상승률 0.49도의 2.5배에 달한다. 그만큼 이상기후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온 상승은 바닷속 산소량, 즉 용존산소를 감소시킨다. 용존산소는 해양 먹이사슬의 가장 기초가 되는 식물플랑크톤 및 해조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서해의 용존산소는 지난 25년간 바닷물 1ℓ당 1.32㎖가 감소했다. 동해 역시 동해심층수와 동해저층수의 용존산소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합성을 하는 식물플라크톤의 증식과 성장에 사용되는 질산염·인산염·규산염 등 영양염류에도 변동이 생기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우리나라 바다의 영양염류의 농도 및 변화는 식물플라크톤 뿐 아니라 해양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업생산량 직격탄...아열대 어종 출현 등 어종도 변화=실제 이런 변화는 한국의 어업생산량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한국의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1980년대 150만t에서 ▷1990년대 137만t ▷2000년대 115만t ▷2010년 104만t까지 감소했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100만t 미만의 어획을 기록한 바 있다.

주요 어종도 변화하고 있다. 한류성 어종인 명태, 도루묵의 어획량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와 오징어, 멸치의 어획량은 증가하고 있다. 쥐치류와 정어리는 현재 남해에서 자원이 거의 고갈된 상태다. 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동해 최대 어종이었던 명태는 2000년대 이후 사실상 보기 힘들어졌다.

기후의 변화로 새로운 어종 출현도 빈번해지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청출돔·가시복·거북복·아홉동가리 등 65개 아열대 어종이 출현했다.

독도에서는 온대성 연산호 ‘바다딸기’가 2016년 처음 발견된 후 현재까지 서식지 면적이 15%나 증가했다. 또 아열대 어종인 자리돔·파랑돔 등의 서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난류성 어종이 지난 5년 전보다 15% 증가해 전체 어종의 60%가 난류성 어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선 해양의 온도가 단기간에 급격히 올라가는 고수온 현상이 급증할 전망이다.

수산과학원은 백서를 통해 전세계 고수온 현상의 발생률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에 비해 2031~2050년에 약 20~27배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며, 2081~2100년에는 46~55배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100년 전 100일에 한번 발생했던 고수온 현상이 10년 후에는 4일에 한번 발생하는 셈이며, 60년 후에는 매일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양생물의 대량 폐사와 산호 종의 멸종이 전지구적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해역은 전 지구 평균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온 상승률과 어업면적 대비 높은 어획강도로 인해 취약성이 매우 높다”며 “생물다양성 감소, 외래침입종의 증가 등 연안 서식환경 악화와 같은 다양한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채상우 기자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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