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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오늘 식탁에 오른 스타 밀키트, 이렇게 만든다[언박싱]
밀키트 공장 → 식탁까지 빠르게 유통
할머니 음식 만들기 위해…재료도 정넘치게
“물가 올라도 밀키트 가격은 쉽게 안 올라”
밀키트 제조 과정. 재료 세척 →소포장 →소스 제조 →소스 포장 →중량 및 금속 검출기 과정을 거친다. [마이셰프 제공]
“요리 초보도 부엌으로 이끄네”…밀키트 대해부
이제는 식탁에 자주 올라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 밀키트. 줄 서 먹는 유명 맛집은 기본이요, TV프로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소개된 음식들도 밀키트로 나오는 시대다. 밀키트 제조사는 어떻게 맛집 음식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만드는 걸까. 유명 맛집 사장님들은 과연 밀키트 업체에 ‘비밀 조리법’을 쉽게 공유할까. 요즘 채소 가격이 올랐다던데 밀키트 가격도 오르는 건 아닐까. 밀키트 전문 업체 마이셰프와 프레시지에 밀키트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물어봤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파프리카·파 등 채소들이 한 차례 샤워를 한 뒤, 빠르게 바구니로 옮겨진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린 채소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한 후 포장된다. 365일 바쁘게 돌아가며 ‘밀키트 신상’을 쏟아내는 이곳은 마이셰프 성남 공장. 이곳에선 현재까지 총 260개 밀키트 제품이 생산됐다. 제주항공, 유튜버 허챠밍과 마이셰프가 함께 만든 밀키트도 여기서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가을을 맞아 많이 찾는 캠핑용 밀키트 제품들이 주로 생산된다.

밀키트는 어떻게 우리 밥상 위에 오르나?…유통기한은?
밀키트 제조 과정. 재료 세척 →소포장 →소스 제조 →소스 포장 →중량 및 금속 검출기 과정을 거친다. [마이셰프 제공]

밀키트 공정 과정은 크게 ▷재료 세척 ▷재료 소포장 ▷소스 제조 ▷ 포장 ▷ 완성품 중량 및 금속 검출기 검사 등 5단계로 나뉜다. 밀키트 제조사는 사전에 제품 수요를 예측, 그 결과에 따라 상품을 얼마나 생산할지 결정한다. 정승희 마이셰프 판매전략실장은 “사실상 구매와 동시에 제품 생산이 이뤄진다”며 “재고를 줄이고, 최선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으로 수요를 예측한다”고 말했다.

공장에서는 밀키트 재료를 한 차례 씻은 뒤, 적절하게 자른다. 부재료로 들어가는 채소들은 칼질이 필요 없게끔 잘게 잘리는데 너무 커서도, 작아서도 안 된다. 부재료 크기가 지나치게 작아질 경우 채소의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고, 반대로 크기가 크면 소비자들이 추가 손질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채소 크기 역시 적정선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의 경우 씹을 때 불편한 근막을 제거하고 포장한다. 신선도를 위해 공장 온도는 늘 10도 이하로 유지된다.

이렇게 가공된 재료들은 진공포장을 거쳐 완성된다. 완성된 밀키트의 유통기한은 제조 이후 일주일 정도. 정 실장은 “원재료 유통기한을 생각하면, 밀키트 유통기한을 더 길게 잡아도 된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신선한 밀키트를 식탁에 올려야 해서 일부러 앞당겨 잡는 편이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공장은 늘 바쁘게 돌아간다. 마이셰프는 밀키트 수요 폭증에 따라 자동화된 공장을 추가로 짓는 중이다.

30년 노포 맛집의 맛, 그대로 살리는 비결은?…가격보다 OOO이 중요하다
박막례 할머니 묵은지 비빔국수 [프레시지 제공]

업체들은 ‘밀키트 맛집’으로 거듭나기 위해 맛을 늘 고민한다. 프레시지는 30년 이상된 노포의 음식을 밀키트로 제작한 ‘백년맛집’ 시리즈에 대해선 밀키트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가격을 차순위로 미뤘다. 이상윤 프레시지 신선개발팀 차장은 “현지의 맛과 똑같이 구현하는 게 관건”이라며 “맛집에서 일하는 조리장들을 모시고 제조 과정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맛집 음식을 밀키트로 옮기는 과정도 마냥 쉬운 건 아니다. 가장 구현하기 어려운 음식은 ‘발효 음식’이다. 발효 음식에서 맛을 결정하는 건 음식물 내 유익균인데, 제조 과정에서 이를 다루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원재료의 특징에 따라 밀키트 제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수산물이 대표적이다. 프레시지는 낙지볶음 제품을 만들 때 원산지와 크기에 따라 낙지의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낙지를 고르는데 애를 먹었다.

경기도 용인 소재 프레시지 공장에서 밀키트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프레시지 제공]

제품화하려는 음식의 특징을 잘 잡아내는 것도 중요 과제다. 정말 특이한 음식이 아니고서야 경쟁 제품과 다른 독특한 맛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덕분에 제품의 콘셉트에 맞춰 레시피를 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13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박막례와 국수 시리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프레시지가 주목했던 건 ‘손맛’이었다.

이 차장은 “사실 국수는 특이점을 찾기 어려운 음식이라 손맛, 정에 초점을 뒀다”며 “정많은 박막례 할머니가 만들어준 음식인 만큼 국수의 양도 1.5인분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물가는 치솟는데…밀키트 가격은 그대로, 왜?

이렇게 제조된 밀키트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 등으로 옮겨져 판매된다. 최근에는 온라인몰 등 판매처가 늘고, 고객층도 다양해져 밀키트 업체들은 소비자의 선택지를 늘리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고객층이 최근 1인 가구로 확장되긴 했어도 주 고객은 3040 여성”이라며 “젊은 층의 경우 특별한 메뉴를, 3040은 건강식을 선호해 다양한 소비자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마이셰프 관계자는 “원래 3040대 주부가 주 고객이라 가수 영탁 씨를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는데, 최근 유튜버와 협업 상품을 출시하면서 20대 소비자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치솟는 물가에 업체 역시 걱정이 많다. 다만 현재까지는 견딜만 하다는 게 대체적은 분위기다. 이미 생산지역에서 직매입하거나 아예 위탁·계약 재배 등을 통해 식재료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이셰프의 인기 상품 ‘밀푀유나베’에 들어가는 배추는 강원도 평창에서 직매입하고 있다. 자사 유튜브에 평창 봉평 배추농장 영상을 올려 소비자들에게 원재료 출처를 공개하기도 했다. 마이셰프 관계자는 “주요 상품의 핵심 재료부터 농장에서 먼저 공수하는 식으로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지는 위탁 재배나 계약 재배를 통해 사전에 원물을 공수한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물가인상에 대한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며 “하지만 오래전부터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제품에 대한 경쟁력도 갖추고, 가격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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