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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산四色] ‘위드 코로나’ 시대 스포츠

극복은 요원해졌다. 공존은 대안이 됐다. 인도발 델타 변이가 맹위를 떨치고 새로운 변이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완전 종식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선진국부터 코로나19와의 공존, ‘위드(With) 코로나’ 실험을 시작한 건 이 때문이다. 백신 접종으로 치명률이 낮아진 만큼 확진자 억제보다는 위중증 환자관리에 집중하자는 새로운 출구전략이다.

영국이 지난 7월 백신 접종률 60%에 도달하자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며 빠른 속도로 일상으로 복귀했고, 이스라엘과 싱가포르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우리와 비슷한 일본도 2차 백신 접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는 10~11월 시행을 목표로 ‘위드 코로나’ 로드맵을 짜고 있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도 ‘위드 코로나’로 방역정책을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10월 말쯤 ‘위드 코로나’ 적용을 해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새 방역 체계로 전환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보건복지부의 대국민 인식조사에선 10명 중 7명 이상이 ‘위드 코로나’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바이러스 공존 시대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로 위축된 스포츠계도 ‘위드 코로나’에 대비해야 할 때가 됐다. 대면활동이 주류인 스포츠 역시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취약 분야 중 하나다. ‘2020 도쿄올림픽’과 ‘도쿄패럴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1년 연기됐다가 결국 코로나 대유행 속에 치러졌다. 올림픽 기간 수백명의 대회 관련 확진자가 쏟아지긴 했지만 큰 사고 없이 막을 내렸다.

지난 7월 중순 ‘자유의 날’을 선언하며 마스크를 벗어던진 영국은 최근 정부의 공식 보고서를 통해 ‘유로2020’ 결승과 준결승전의 관중 13만4000명 가운데 5496명이 경기 도중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이 같은 대규모 행사에 방역 규제를 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위드 코로나’라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최소한의 사회적 비용을 치르더라도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야구 수도권 구단의 한 선수는 “무관중 경기가 계속되다 보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자칫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까 걱정된다. 한때 거리두기가 완화돼 관중이 들어온 경기를 경험해보니 팬들의 소중함이 더 와 닿았다”며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길 바라지만 지금 상황에서라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관중 입장을 일부라도 허용했으면 좋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 7월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 중인 수도권은 무관중, 3단계 비수도권은 실외 경기 30% 관중이 허용된다.

프로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확대되면서 학교 스포츠가 사실상 실종됐고, 공공 체육시설 셧다운으로 단체 종목 생활체육도 접근이 어려워졌다. 조깅·자전거·골프 등을 제외하면 스포츠활동이 전무해진 상황이다. 각 분야에서 ‘위드 코로나’ 대비가 시작되는데 스포츠에선 아직 이렇다 할 준비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유관 부처와 전문가, 현장,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 코로나 시대의 ‘슬기로운 스포츠생활’을 위한 세밀한 대책과 묘안을 짜내야 할 시점이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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