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기업포럼 2021 - ‘대변혁의 시간’]크리스틴 팔로어 “암호화폐, 투자자산 가치 충분”
“암호화폐, 지불수단으로서는 효용 적어”
“포트폴리오 분산이라는 역할에는 충실…투자 자산 가치 충분” 주장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여는 점에도 주목
8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1'에서 크리스틴 팔로어 U.C. 버클리 재정학과 교수가 온라인으로 강연하고 있다.[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지불 수단은 못되도, 투자 자산·비즈니스 모델로 볼 수 있다.”

암호화폐는 지불수단의 역할을 할 수 없지만, 투자 자산과 혁신 비즈니스를 여는 열쇠로 그 역할을 봐야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크리스틴 팔로어(Christine Parlour) UC버클리 재정학과 교수가 8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헤럴드 기업포럼 2021’의 첫번째 강연에서 전한 메시지다.

팔로어 교수는 ‘토크노믹스: 새로운 투자수단, 가상자산’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암호화폐는 지불수단으로서의 가치는 기대할 수 없다”며 “새로운 투자 자산과 잠재적인 비즈니스 모델로는 확장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법정화폐를 대체하려면 지불수단, 투자자산으로의 가치가 있는지를 봐야한다”며 “블록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는 비트코인을 보면 제한된 용량 때문에 거래 처리 시간이 늦어, 지불수단으로는 굉장히 비효율적”이라 지적했다. 이어 “지불된 마지막 단계에서 새로운 분산원장의 확대로 최종 단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은 블록 기반 지불수단의 약점”이라며 “지불수단으로서의 가치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투자 자산으로서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그는 “비트코인 수익은 주식보다 평균 수익이 10배 가량, 표준편차 역시 10배 높은 양상을 보인다”며 “리스크와 수익이 높은 시장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미 독일, 캐나다 등의 거래소에서 암호화폐에 기반한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금융규제 기관들이 비트코인 거래 승인한 곳들도 있다”며 “투자 포트폴리오상의 이익이 있고, 분산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강조한 대목은 새로운 잠재적인 비즈니스를 열어가는 장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 개발사 대퍼랩스와 암호화폐 거래소인 유니스왑 등을 예로 들며 “가장자산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고 산업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퍼랩스는 캐나다 뱅쿠버의 게임회사로, ‘치즈위저드’나 ‘크립토키티’ 등의 게임으로 이름을 알렸다. 팔로어 교수는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만들고, 블록체인 기술로 사업을 하는 새로운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FT는 블록체인 환경에서 만들어지며, 예술작품이나 스포츠의 한 순간 등을 팔 수 있는 권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탑샷이 NBA 선수들의 경기 활약상을 담은 짧은 동영상에 NFT를 입힌 ‘디지털 NBA 카드’를 판매했다. 디지털 예술가 비플(Beeple)의 NFT 콜라주 작품은 지난 3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6900만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유니스왑은 자동화된 거래를 통해 고속성장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사례다. 여러 풀로 구성된 암호화폐 거래소 유니스왑은 이용자가 풀에 예치금을 넣고 수수료를 받으며 유동성을 공급한다. 거래 조건은 풀의 크기와 거래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데 자동화된 모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팔로어 교수에 따르면 유니스왑의 유동성 공급 규모는 30억달러를 넘어섰고, 이를 바탕으로 매일 7억달러 이상의 거래를 촉진하고 있다. 지난 7월 독일 금융당국(BaFin)은 유니스왑 같은 자동화거래 모델을 추구하는 기업을 대거 승인하기도 했다. 팔로어 교수는 “디파이(DeFI)가 전통적인 회사 사이에서 어떻게 혁신을 일으키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는 언제 불거질지 모르는 규제와 블록체인의 오류 가능성 등이 불확실성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팔로어 교수는 “1인치(암호화폐 거래소)는 7000만달러의 투자 유치를 추진중이고, 오픈시(OpenSea·NFT거래소)는 최근 1억달러를 유치했다”며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확장되는 생태계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kate0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