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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금리변동기에 예대마진 늘리기 구태 여전한 은행들

은행들의 금리 폭리에 대한 원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수신금리에 비해 대출금리만 크게 오른 때문이지만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까지 얽힌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 불만은 더 커진다. ‘탐욕적 금융’이란 비난으로까지 번질 기세다.

한국은행이 0.5%이던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 게 지난달 26일이다. 그 이후 은행들이 올린 수신금리는 1년짜리 정기예금을 기준으로 0.05%포인트 수준에 불과하다. 기준금리 인상폭의 5분의 1이다. 2년 넘는 적금은 0.4%포인트 올린다지만 불과 몇개월 후에 기준금리가 재차 인상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1년 정기예금보다 더 낮은 인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대출금리 인상폭은 엄청나다. 특히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최근 3개월에만 0.37~0.4%포인트 올라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69~0.85%포인트나 된다. 기준금리가 멀쩡히 동결될 때도 우대 조건을 낮추는 등의 수법으로 슬금슬금 올려온 것이다. 게다가 현재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이 반영되지도 않은 수치다. 실세 조달금리에 영향이 미치기까지는 두세 달의 시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는 대출금리가 더 오른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금리상승기에 흔히 나타나는 일이고 금융 당국의 대출관리에 따른 총량 억제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항변하지만 그동안의 통계를 보면 금리하락기에도 똑같은 행태였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6월 기준 은행들의 가계대출 평균금리와 저축성 예금 금리 간 차이(예대마진)는 2.02%포인트다. 지난 2011년 6월의 예대마진은 1.73%포인트에 불과했다. 그 이후 기준금리는 하향 추세였고 급기야 지난해 3월엔 0.5%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예대마진은 증가 일로다. 은행들이 해마다 수익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늘어난 예대마진은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10년 전인 2011년 1063조원이던 은행의 대출 총액은 현재 2000조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예대마진은 그대로다. 단순 계산으로도 이자 수익이 2배가 된 것이다. 은행도 민간기업이다. 주주들을 위해서도 당연히 이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공공재로서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곳이기도 하다. 전당포와는 다르다. 예대마진조차 시장의 수요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 해도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약탈적 금융이다. 이자 장사에 열 올리며 선진 금융을 논할 수는 없다. 적어도 그런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수익의 일부라도 공공재로서의 역할에 재투자해야 한다. 은행들이 혁신적인 산업, 창업 생태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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