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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많던 화장품 로드샵 어딨나?…배달앱으로 갔네[언박싱]
플랫폼 속으로 들어간 로드샵
삼겹살과 동시에 화장품도 주문하는 시대 와
과거의 영광 뒤로한 채…매장 수는 대폭 줄여
카페는 기본…개인 화장품 제작 서비스 늘려

쿠팡이츠마트 내 뷰티 카테고리 [쿠팡이츠마트 앱 화면]
패션앱 내 뷰티 카테고리. 왼쪽부터 에이블리, 브랜디 순 [에이블리, 브랜디 앱 화면]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화장품 로드샵이 배달앱·패션앱과 같은 플랫폼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거리가 텅 비자 뷰티 브랜드들이 매장 수를 대폭 줄이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MZ(밀레니얼+Z)세대 이용자를 만나고, 반나절이 채 안 걸리는 빠른 배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뷰티업계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겹살 시키면서 화장품도 주문

7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배달앱부터 신생 패션앱까지 플랫폼에 공격적으로 입점하는 뷰티 브랜드가 늘고 있다. 생필품·화장품을 즉시 배달하는 배달의 민족 ‘B마트’와 7월 서울 송파구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의 ‘쿠팡이츠마트’에 미샤·에뛰드·토니모리 등이 입점했다. 화장 소품뿐만 아니라 아이라이너, 쿠션 제품처럼 색조화장품도 판매 대상이다. 일반 매장 배달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요기요에는 인근 로드숍 매장에서 배달이 가능하도록 뷰티 카테고리가 신설되기도 했다.

MZ세대 이용자가 많은 패션 플랫폼에 대기업 뷰티 브랜드가 입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에이블리에는 아모레퍼시픽 설화수·헤라·에스쁘아 등이 입점했으며, 브랜디에도 201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스킨푸드·홀리카홀리카·에뛰드와 이너뷰티 브랜드가 제품을 판매 중이다. 확장세에 힘입어 에이블리의 뷰티 카테고리는 운영을 시작한 후 4개월만에 거래액이 30배 성장했다.

플랫폼의 강점은 기존 온라인몰보다 이용자가 많고, 배송이 빨라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다. 배달앱 내에서 상품을 주문할 경우 ‘30분 내 배송’이 가능하다. 패션앱의 경우도 의류와 함께 구매할 수 있어 배송비를 줄이고, 24시간 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문 닫은 로드숍 매장들 [연합뉴스 제공]

과거의 영광 뒤로한 채…매장 수 대폭 줄여

반면 오프라인 매장들은 빠르게 거리에서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후 전체 매장 수가 반토막난 브랜드도 상당하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이니스프리 매장은 2019년 920개였지만, 342개 감소해 현재는 578개가 남았다. 미샤도 매장 수가 코로나 이전에 550개였지만, 286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최근 올리브영에 입점한 에뛰드하우스도 매장 수가 275개에서 124개로 줄었다. 2년 사이 매장 수가 181개 감소한 더페이스샵은 최근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H&B 스토어에 상품을 납품하는 기업은 늘어 올리브영의 현재 취급 상품은 1만 6000개로 전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매장을 직접 운영하던 시절보다는 시장 지배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개별 브랜드의 개성이 드러나는 매장과 달리, 가격·제품명만 보고 상품을 구매하는 플랫폼에서는 개성이 죽고 다른 브랜드 사이에서 ‘원오브뎀(One of them)’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기는 납품업체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제조업체의 힘이 유통업체로 넘어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납품업체가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온라인 유통업체에 우월적 힘이 있다고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카페는 기본…개인 화장품 만들어야 손님 와

뷰티 브랜드들에게 ‘잘 나가는 대형 매장’이 중요해진 이유다. 브랜드 이미지가 강화된 특화 매장부터 개인화 화장품들을 제작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이니스프리도 공병을 가지고 오면 굿즈를 제작해주는 ‘공병공간’을 운영 중이다. 에뛰드하우스는 신촌 매장에 파운데이션 제작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현재 예약이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의 선호도 높다. 최근 집에서 1시간 멀리 떨어진 뷰티 브랜드의 특화 매장을 방문한 김가연(30·가명)씨는 “홍대 매장에서 무료로 화장법을 알려준다고 해서 찾아왔다”며 “왠만한 제품들은 다 인터넷에서 살 수 있는 세상이라 특별한 서비스가 있어야 매장을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체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온라인 매출을 신경쓰면서 체험형 매장을 늘리는 게 전반적인 뷰티업계의 추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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