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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역 사무실 뺐다…스피커, 카메라 켜놓으니 긴장감이 그대로 [부동산360]
부동산 프롭테크업체 ‘직방’…전직원 메타버스 출근 ‘新문화’
자체 개발한 ‘메타폴리스’로 매일 아침9시30분 출근
카메라, 스피커 반드시 켜놓아야…언제든 동료와 스몰토크 가능
노트북에 탑재된 카메라를 업무시간 중에는 끌 수 없다. 사용자는 1인칭 시점이라 본인의 아바타 얼굴은 볼 수가 없다. [직방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비싼 강남역 사무실 임대료가 절감되는 것은 부차적이고,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가 달라졌다. 통근 시간으로 인한 제약이 사라지면서 최근엔 제주도에 사는 개발자 두 명이 입사한 일도 있다.”(안성우 직방 대표)

직방은 올해 2월 1일부터 오프라인 출근을 전면 폐지하고 ‘클라우드 워킹(Cloud Working, 원격근무)’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물리적 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니 ‘강남역 마지노선’도 자연스레 깨졌다. IT업계에는 불문율처럼 좋은 인재를 구하기 위해서는 강남역보다 위쪽으로는 사무실을 내선 안된다는 인식이 있다. 판교에 사는 개발자들이 출퇴근을 그보다 멀리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강남역 사무실은 없앴지만 메타폴리스에 구현한 건물은 실제로 직방이 있었던 GT타워를 그대로 본땄다. [직방 제공]

직방도 실제로 강남역 역세권에 위치한 GT타워에 사무실을 냈었지만 과감하게 없앤 것이다.

특히 6월 중순부터는 국내 최초 메타버스 협업 툴 ‘메타폴리스’(Metapolis)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메타폴리스의 특징은 3D 게임처럼 생긴 가상 공간에 아바타를 만들어 접속하는 것이다.

아바타로 로그인하면 회사 건물 앞에 서게 된다. 한 직방 직원은 “9시30분에 직원들이 일제히 회사 건물 앞에 떨어지는데 지각 안 하려고 엘리베이터로 급히 달려가는 것까지 실감나게 구현해놨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건물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며, 층수를 눌러서 자신의 책상을 찾아간다. 가상 공간이지만 출근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또, 방향키를 움직여서 동료에게 다가가 시선이 마주 닿으면 자동으로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스피커도 켜 놓았기 때문에 동료가 실제 머무르고 있는 공간에서 나오는 소리도 여과없이 들을 수 있다.

일과시간에는 카메라와 스피커를 끌 수 없다. 다만, 점심시간에는 실제 자리를 비우는 것처럼 동료에게 다가가도 얼굴이 나타나지 않는다.

직방 홍보팀 관계자는 “메타폴리스에서 일하면 생각보다 사무실 나와서 일하는 것이랑 느낌이 비슷하다”면서 “일반적인 재택근무는 과정은 알 수 없고 결과로만 보여지게 되는데, 메타폴리스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다른 직방 직원은 “집에 있어도 상의는 차려입게 된다”면서 “하지만 출퇴근에 쓰이는 2~3시간이 아껴지니 개인적인 시간이 더 확보가 돼 만족한다”고 전했다.

직방은 30층짜리 건물 중 5층을 쓰고 있다. 가상 공간의 개념이므로 직방이 쓰지 않는 나머지 층은 다른 업체에 ‘분양’이 가능하다. 1개 층에는 최대 300명이 들어갈 수 있다. 만약 500~600명 규모의 기업이 메타폴리스를 쓰게 되면 2개 층을 써야 한다.

전국민이 백신 접종을 마치고, 또 코로나19 전염병이 종식된다고 해도 직방은 앞으로 클라우드 워킹을 기본 체제로 삼을 방침이다.

직방 관계자는 “저희의 모든 서비스가 오프라인의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디지털전환(DX)하는 것인 만큼, 스스로도 디지털전환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신에 직방은 직원들이 외근을 할 경우 등에 대비해서 거점별로 ‘직방 라운지’를 개설했다. 직방 라운지는 수도권에 50여곳이 있으며, 더 늘어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인류는 지금까지 교통을 통한 통근(commuting by traffic) 시대에 살았지만, 앞으로는 통신을 통한 통근(commuting on the network) 시대에 살게 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프롭테크(proptech) 기업으로서 근무환경의 디지털전환 역시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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