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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토제닉’, 의사들 이어 이번엔 식약처 경고 [식탐]
식약처, ‘키토제닉 식단’ 부당 광고 제품 적발
식약처 자문단 “키토제닉 다이어트, 부작용 위험 있어”
영양사·의사들 “다이어트 효과 근거 없고, 건강상 위험” 경고
다이어트 시에도 적절한 탄수화물 섭취 필요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한국인에게 각광받는. 화제의 케톤 다이어트.’

최근 인기가 많은 다이어트용 도시락이나 김밥, 빵류, 심지어 레스토랑 메뉴판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문구다. 몇 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키토제닉 식단(Ketogenic diet·케톤식)’ 열풍이 불면서 관련제품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맛있는 삼겹살이나 막창 등 기름진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도 살을 뺄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다이어터들의 지지를 받는다. 하지만 키토제닉 식단에 대한 의사들의 경고에 이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부작용 가능성을 지목하며 이에 대한 부당 광고업체를 적발했다.

'키토제닉 식단' 부당 광고로 적발된 사례.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약처 자문단 “키토제닉 다이어트 효과, 공인되지 않고 부작용 가능성”

최근 식약처는 ‘키토제닉’ 용어 사용과 관련해 광고게시물 364개를 점검한 결과, 대부분인 360개에서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일반식품 등에 ‘키토제닉’ 또는 ‘케톤식’ 등의 문구를 무분별하게 표시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당 광고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키토제닉 식이요법을 실천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키토제닉 도시락을 추천해드려요’라고 홍보하거나 즉석빵류에 ‘당뇨· 키토식에 적합한 속 편한 베이커리’등으로 광고한 경우다.

이번 점검은 의사·약사·영양학 교수 등 전문가 51명으로 구성된 민간 광고검증단의 자문을 통해 진행됐다. 검증단은 “일반인이 키토제닉 식이요법을 지속하면 지방의 과다한 산화로 혈중 케톤체가 상승해 어지러움이나 피로감, 탈수 또는 영양불균형 등의 부작용과 건강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효과 문제도 지적했다. 검증단은 “키토제닉 식단 다이어트 효과가 공인되지 않았다”며 “일반적으로 총칼로리 섭취량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단기간 체중 감량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계속해서 유지하기 어려우며, 정상 칼로리를 섭취하면 요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검증단이 이러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은 키토제닉의 출발이 환자치료식단이기 때문이다. 검증단은 “키토제닉 식단이란 의료계에서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는 소아 뇌전증 등 신경계 질환자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극단적으로 탄수화물을 낮춘 식이요법’을 말한다”라며 “의사의 진단에 따라 사용돼야 할 환자 치료식단이 다이어트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봤다.

의학계 “건강과 영양학적 문제 일으킬 수 있어”

키토제닉은 국내에서 일명 ‘저탄고지(탄수화물은 적게, 지방은 많이) 다이어트’로 불린다. 탄수화물을 제한하면 우리 몸이 지방을 태워 연료로 사용하면서 살이 빠진다는 원리다. 하지만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이미 영양학자와 의사들의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국내의 5개 전문학술단체(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협회, 한국영양협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2016년 “고지방·저탄수화물 식단이 장기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건강과 영양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우려되는 사항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발생된다. 의학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선 지방의 과다 섭취는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또 많은 지방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케톤이라는 대사성 물질이 증가하면서 두통이나 피로감이 나타나기 쉽다.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한다는 것도 문제다. 탄수화물은 신체활동과 뇌의 주요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부족 시 체력과 집중력이 급속도로 떨어진다.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어 우울과 신경예민 등의 정서 변화도 겪을 수 있다. 글로벌365mc대전병원 전은복 영양사는 “탄수화물을 야채에 포함된 최소한의 탄수화물로 보충하는 것은 근손실과 체수분 손실의 우려가 있어 어지럼증, 메스꺼움, 근육경련, 이명 증상 등의 부작용과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더욱이 “탄수화물 갈망이 커지면서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 중산대 샤오둥 좡 박사의 연구에서는 ‘저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그룹’에서 심방세동(불규칙한 부정맥의 일종)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앤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는 지난해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최악의 식단’으로 뽑으면서 “장기적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증명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며, 지속해서 섭취 시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전했다.

다이어트 시에도 ‘통곡물’ 위주의 탄수화물 섭취 필요

전문가들은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탄수화물은 하루에 최소 100g 이상은 반드시 먹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특히 탄수화물은 현미나 귀리, 통밀 등 통곡물 위주로 섭취하며, 지방은 올리브오일이나 견과류, 기름진 생선 등 건강한 오일 위주로 적절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전은복 영양사는 키토제닉 식단을 ‘저탄수화물·고단백 식사’(탄수화물 20~30%, 단백질 50~60%, 지방 20%)로 조정할 것을 권했다.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한 끼 정도만 ‘단백질+채소 위주 식단(닭고기샐러드·연어아보카도샐러드 등)’으로 구성하는 방법이다.

식약처 자문단은 “체중 조절은 섭취와 소비 칼로리의 균형, 그리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특정한 식이제품에 의존하기보다는 식단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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