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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발찌 살인범은 왜 풀려났나…‘보호수용제’ 도입 논란 재점화 [촉!]
강모 씨 살인사건에 보호수용제 도입 주장 커져
21대 국회 법안 3건 계류…조두순 출소 전후 제출
“재범위험 중범죄자, 아예 수용관리” 내용 골자
강씨 가출소 상태서 범행에 “수용 중이었으면…”
보호감호, 인권침해 비판에 2005년 폐지돼
보호수용도 요건 기준 및 이중 처벌 우려 많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가운데) 씨가 지난 8월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안대용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 여성 두 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56) 씨 사건으로 ‘보호수용제’ 도입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재범위험성이 큰 중범죄자는 아예 수용하면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실제 도입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21대 국회에 계류 중인 보호수용법안은 3건이다. 각 법안의 구체적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살인·성폭력 범죄자에게 재범위험성 등 일정 요건이 인정되면 본래의 형을 마친 후 이와 별도로 최대 10년까지 수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안들은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있다.

보호수용제도는 이미 수년 전부터 도입 논의가 있었는데 특히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강력사건이 알려진 후 형사정책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거론됐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도 아동성폭행범 조두순 출소 전후 재범방지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제안됐다.

법무부 인권정책과장을 지낸 검사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호수용제 도입을 시급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프랑스식의 입법례를 참고해 도입되면 좋겠다”며 “프랑스는 살인·강간 등 특정 중대범죄자에 대해 재범 우려가 있을 때 석방하지 않고 특별수용시설에 유치하는 보안 유치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발찌 훼손 전후 2명 살해 사실을 자백한 강씨의 경우, 법무부는 ‘주요’보다 더 강화된 ‘집중’ 전자감독 대상자로 분류하고 있었다. 강씨는 2005년 폐지됐으나 그전에 난 판결에 따라 보호감호로 수용 상태였지만 지난 5월 가출소로 풀려나면서 전자발찌 감독을 받았다. 법무부는 현행 제도상 보호감호기간이 끝나면 보호관찰을 추가적으로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가출소시켰다고 설명했지만 강씨의 전자발찌 훼손 자체는 물론, 이후 저지른 살인을 막지 못했다. 강씨가 계속 수용 중이었다면 살인 사건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호감호제도는 1980년 도입된 이후 인권 침해 지적을 받다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사라졌다. 본래 받은 형벌을 연장하면서 ‘사실상 이중 처벌 효과를 낳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강씨 사건으로 도입 논의가 재점화되는 보호수용도 범죄자를 형 종료 후 별도로 특정 시설에 수용해 관리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 보호수용 대상의 범죄 유형, 범죄 횟수, 재범위험성 등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도 문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보호수용제 도입을 담은 정부의 법안 추진에 대해 재범위험성을 판단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이중 처벌 문제가 있다며 이미 여러 차례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지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자발찌의 효과가 분명히 있지만 누구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하다”며 “보호수용에 열렬히 찬성하진 않지만 재범방지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폐지된 보호감호제도를 다시 들고나오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국내에선 많이 있다”며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만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ooh@heraldcorp.com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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