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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핑계도 못 대고”…추석 귀성 고민 빠진 며느리들[촉!]
50대 이상 1차 접종률 90% 넘고
자녀 세대도 백신 접종 본격 시작
코로나 장기화 속 ‘이번에는 모이자’는 분위기도
전문가 “확산세 도돌이 우려…귀성 규모 최소화해야”
추석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가족모임에 대해 걱정하는 며느리들도 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전모(34) 씨는 이번 주말에 선산 벌초를 간다는 남편 때문에 걱정이다. “최근에는 벌초 대행 서비스도 많이 이용한다”고 귀띔도 해봤지만 “자손이 직접 해야 한다”는 집안 어른들 성화에 벌초를 다녀올 수밖에 없다고 한다. 추석 연휴 귀성길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씨는 “벌초도 5인 이상이 하는데 추석 때에도 당연히 내려온다고 생각하신다”며 “우리 부부 모두 백신을 맞았다고 하니 더욱 당연히 여기시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3일 정부의 추석 연휴 특별방역대책 발표를 앞두고, 추석 가족모임을 걱정하는 며느리들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정부는 지역 간 이동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올 추석 연휴만큼은 모이기를 원하는 가족들이 적지 않다.

특히 어르신들이 대부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젊은 층도 본격적으로 접종을 받기 시작하면서 가족모임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1일 0시 기준으로 18세 이상 1차 접종률은 66.3%, 2차 접종률은 35.7%다. 50~70대 1차 접종률은 90%를 넘어섰다.

이번 추석 때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서울로 귀성한다는 직장인 이모(41) 씨는 “분당과 서울은 가까우니 지역 간 이동이라는 생각도 없고, 잠깐 들러 얼굴을 보고 가면 되지 않느냐고 하신다”며 “아들이 아직 초등학교 1학년생이라 여럿이 모이는 게 신경 쓰이는데, 작년 추석부터 연휴를 그냥 넘겨 이번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두 달 전 출산하고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김모(36) 씨도 “시부모님이 가족 모두 백신도 맞았으니 아이를 보고 싶다며 ‘역귀성’을 하시겠다는 데 말릴 수 없었다”며 “대신 왕복 3시간 거리라 추석 당일만 방문하고, 집에서만 식사하고 외출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석 모임을 직계가족으로 규모를 최소화하되,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확산세가 다시 퍼질 수 있는 만큼 이동 전후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비수도권은 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수도권은 휴가철을 지나서도 감염재생산지수가 1을 계속 넘었고 확진자가 늘고 있다. 개인 접촉이 거의 50%에 육박하고 있고 감염 경로를 모르는 경우도 40%에 달한다”며 “이 상태에서 방역이 완화되면 지난 휴가 때처럼 추석 이후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도돌이표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꼭 모여야 한다면 백신 접종을 한 직계가족만 모일 수 있게 허가하되, 귀성 후 검사를 반드시 받도록 의무화해야 할 것”이라며 “열차 등으로 이동할 때는 KF 마스크를 쓰고 음식물 섭취를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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