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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제공부 외면하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청소년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경제 공부를 기피하고 경제 교과서도 현실성 떨어지는 기계적 이론 설명 중심이라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지적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넘어 불안까지 불러온다. 교육에서 경제가 여전한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전경련이 양준모 연세대 교수에게 의뢰해 1일 발표한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 내용 및 집필 기준 평가’ 보고서를 보면 올해 대학 수능시험에서 선택 과목으로 경제를 택한 학생은 5076명으로, 전체 수능 응시자(42만1034명)의 1.2%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학생은 경제 과목을 이해하기 어렵고 점수 따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해마다 40만명 이상 쏟아지는 대학졸업생 중 경제 관련 전공자들을 뺀 대부분은 체계적인 경제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사회적인 재교육도 되지 않는다.

이러니 청소년 경제 교육의 성과는 미흡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3월 발표된 한국은행의 ‘2020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서 청년층(18~2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42.7점으로, 우리나라 전 세대 평균(66.8점)보다 한참 낮다. 전경련이 “경제 과목을 대입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거나 경제 교육 총량 이수제도를 도입하는 등 청소년기 경제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청소년 경제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강조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고생의 70% 이상이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데도 개정 교육과정에서 경제 영역 수업시간이 줄어든 걸 지적하고 비판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가 나온 게 지난 2008년이다. 그 후로 무려 10년 이상 흘렀지만 사정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악화되기만 한 것이다.

청소년은 미래 경제의 주체다. 사회로 진출하기 전에 자본주의 운영원리를 파악하고 자신의 합리적 경제행위를 이끌어갈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게 경제 교육이다. 적어도 투기와 투자의 차이, 기업자 정신의 소중함은 알고 사회에 나와야 할 것 아닌가. 힘든 일은 하기 싫으면서 돈은 쉽게 벌기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만 가는 것도 그런 이유다.

교육에서 출발시점이 빠를수록 효과도 높다는 사실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유치원생부터 금융 교육을 시작하는 나라도 많다. 유대인들은 네 살부터 돈으로 물건 사는 걸 가르친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의무교육기간에라도 경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경제 체제를 기계적으로 단순비교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똑 분량으로 맞춘 무책임한 경제 교과서부터 손질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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