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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공업 IPO 임박…한국 조선해양 주주권 침해 우려 고조
한국조선해양 주주, 현대중공업 IPO에 지주사 할인 우려 점증
브랜드 사용료, 배당금 수취에서도 중간지주사로 한계 노출
주주들 반발 목소리 커져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현대중공업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지주사이자 현대중공업의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주주권 침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상장으로 기존 한국조선해양 주주들이 지주사 할인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서다. 동시에 중간지주사라는 지위가 브랜드사용료와 배당금 수취라는 지주사의 이점에서도 배제될 수 있다는 지적에 주주들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주주들은 한국조선해양이 지주사도, 조선사도 아닌 어중간한 지위의 상장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회사 현대중공업이 IPO 수순에 돌입하면서 한국조선해양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최근 3개월 사이 20.47%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 -24.29%, 삼성중공업 -1.10% 하락했다. 삼성중공업은 이에 앞서 5월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공시 이후 한 차례 급락을 보인 바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도 한국조선해양의 펀더멘탈을 고려했을 때 주가 하락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주액과 상반기 실적 등에서 경쟁사 대비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에 비해 주가의 하락폭이 크다는 설명이다. 상반기 실적에서 한국조선해양은 82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 영업손실이 1조74억원에 달했다. 삼성중공업은 944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감자와 유상증자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주가가 이처럼 부진한 데는 현대중공업의 IPO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한국 증시에서는 주요 사업 자회사들의 상장 추진 이후 지주사의 주가가 급락한다. 상장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사들은 중복 계산(더블 카운팅) 지적을 받으며, 이른바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적용 받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그룹 전체의 지수가가 아닌 현대중공업지주 산하의 중간지주사라는 한계가 더욱 주가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주사는 자회사로부터 브랜드사용료와 배당금 수취 등을 수령하지만, 중간지주사는 이를 다시 그룹의 지주사로 보내야해 수익성에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사업의 지배구조를 보면, 반기보고서 제출일인 6월 30일 기준 상장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지분 30.95%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비상장사인 현대중공업의 지분 100%, 비상장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의 지분 80.54%, 상장사인 현대미포조선의 지분 42.40%를 보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현대중공업 IPO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주주 A씨는 “현대중공업이 IPO를 하면 현대중공업을 사면 되지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한국조선해양을 살 필요가 없다”며 “배당을 받으려면 현대중공업지주를 사면 되고 시세차익을 보려면 각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을 사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 B씨는“현대중공업 주식을 샀더니 갑자기 중간지주사 만들어서 비상장 회사로 만들면서 원하지도 않은 중간지주사 주식을 갖게 했다가 이제는 현대중공업을 상장시켜 기존 주주들을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만들고 있다”고 성토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대규모 손실 인식으로 12개월 전망 주당순자산가치(BPS) 하향이 불가피하며, 이전 보고서 발간 시점 대비 수주 모멘텀 둔화로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1배로 하향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9월 2~3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총 공모 주식은 전량 신주 발행으로 1800만주이다. 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5만2000원~6만원으로, 공모 자금은 최고 1조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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