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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 아닙니다”…매장명에서 지역 이름이 사라진다[언박싱]
‘○○점’이라는 전통적인 쇼핑가 작명방식이 사라지고 있다. 다음달 10일 경기도 의왕시에 문을 여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 빌라스(Time Villas)’ 조감도.[롯데쇼핑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 다음달 10일 경기도 의왕시에 문을 여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 빌라스(Time Villas)’는 ‘의왕점’이라는 표기가 나오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있다. 점포명에 지역을 쓰지 않는 것으로, 이달 27일 오픈한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Art & Science)’도 독특한 이름 덕분에 앞글자를 딴 ‘아싸’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지역명 말고 매장 특징을 담아라

‘○○백화점 ○○점’이라는 유통업계의 전통적인 ‘신규 매장 작명 공식’이 바뀌고 있다. 매장 이름에 지역명은 물론 ‘백화점’이라는 말도 들어가지 않는다. 매장명을 만들 때 특화 콘텐츠를 강화해 이름을 붙이는 게 트렌드가 된 데다 최근 대형화·고급화되는 신규 매장의 특성상 매장의 상권을 특정 행정구역에 제한하기 보다 광범위하게 확장하기 위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신규 오픈한 주요 백화점, 아울렛 5곳 중 4개 매장이 지역명을 쓰지 않고 점포 특징을 드러내는 이름을 붙였다.

이달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의 13번째 점포인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는 신세계백화점 가운데 ○○점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은 첫번째 점포다. 당초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는 ‘엑스포점’이라는 가칭을 사용했으나, 점포의 특징을 살린 아트 앤 사이언스라는 이름으로 최종 확정했다.

이처럼 신규매장 작명 방식이 변화한 것은 백화점, 아울렛 등이 단순히 쇼핑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신세계는 백화점 최초로 과학관을 오픈하는 등 과학수도 대전의 정체성을 담은 곳으로, 신세계의 문화, 예술 콘텐츠까지 담아 아트 앤 사이언스라는 이름을 지은 것이다.

‘○○점’이라는 전통적인 쇼핑가 작명방식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27일 문을 연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 매장 모습.[연합]

지난 2월 문을 연 더현대서울 역시 과거라면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이 되었겠지만, ‘백화점 같지 않은 백화점’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더현대서울이라는 이름을 내세웠다. 현대백화점 가운데 백화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은 첫 사례다.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거듭나겠다는 포부까지 담아 이름에 여의도가 아닌 서울이 들어갔다.

멀리서도 찾아오는 고객…광역상권 노린다

다음달 문을 여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도 특징을 담은 롯데의 첫 작명 사례다. 시간(Time)과 별장(Villas)‘의 합성어로 ‘시간도 머물고 싶은 공간’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맞아, 자연 속 휴식을 원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했다. 백운호수와 바라산 인근에 위치한 자연 경관과 아울렛의 독특한 공간이 조화되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의 아울렛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렛 중에서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문을 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SPACE1)이 한발 앞서 독특한 작명을 선보였다. 미술관, 공원 등을 결합한 갤러리형 아울렛을 표방한 스페이스원은 ‘쇼핑(Shopping)과 놀이(Play), 예술(Art), 문화(Culture) 그리고 경험(Experience)’와 ‘최초·단 하나’의 의미를 담은 ‘원(One)’의 앞 글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점’이라는 전통적인 쇼핑가 작명방식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27일 문을 연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 매장 모습.[신세계백화점 제공]

아울러 신규매장 이름에 지역명을 표기하지 않는데는 특정 지역에 한정된 상권이 아닌 광역상권에 대한 의지도 담겨있다. 쇼핑 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채운 만큼 해당지역뿐만 아니라 멀리 사는 고객들도 찾아올 만한 공간으로 거듭나겠다는 것. 더현대서울의 경우에도 개장 후 100일간 통계에서 매출의 절반이 경기, 충청 등 지방 거주 고객에게서 나왔다.

대전신세계 역시 대전 지역을 넘어 전북까지 초대형 상권을 공략한다. 대전과 세종 등의 182만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승용차 기준 1시간 30분 내외로 접근이 가능한 충청권, 전북권 등 총 532만명의 초대형 상권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대전은 철도 교통의 요지이기도 해 중부권을 넘어 전국에서 찾을 수 있는 관광 및 쇼핑의 메카로 만든다는 포부도 담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쇼핑 트렌드가 보다 더 체험, 힐링 콘텐츠 위주로 바뀌면서 점포명도 자연스럽게 바뀌고 있다”며 “특징을 살린 점포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향후 신규점포 네이밍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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