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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윤희숙의 의원직 사퇴, 정치인 도덕성 깨우는 죽비돼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동산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의원직 사퇴와 대선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권익위의 부동산 전수조사와 관련된 여야 의원 가운데 자진해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건 그가 처음이자 유일하다.

권익위에 따르면 윤 의원의 부친은 2016년 세종시에 있는 논 1만871㎡를 샀지만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다. 권익위는 또 “윤 의원의 부친이 현지 조사가 이뤄질 때만 서울 동대문구에서 세종시로 주소지를 옮겼다”며 주민등록법 위반 소지도 있는 것으로 봤다. 윤 의원은 이에대해 “매입 후 5년간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해 임대차계약을 해왔다”고 했다. 세종에서 농사를 지으며 노년을 보낼 계획이었지만 서울에 사는 모친 건강이 나빠져 부득이하게 위탁 영농을 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경위야 어떻든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의 농지법을 어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경우 정치인들은 통상 “가족일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며 어물쩍 넘어가곤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해당 부동산이 본인 소유도 아니고 직접 행위에 개입한 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면죄부를 줬다. 이준석 대표는 한발 더 나가 “연좌제식 의혹제기는 야만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정치인에게 도덕성 기준이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 지도부의 만류를 뿌리쳤다. 사퇴하는 것이 “염치와 상식의 정치를 주장해온 제가 신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책임지는 자세와 도덕성이 실종되다시피 한 정치권에서 실로 오랜만에 접하는 신선한 충격이다.

윤 의원의 행보는 물론 ‘선당후사’ 차원의 정파적 이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본인도 “당에서 혐의를 벗겨줬으나 우스꽝스러운 (권익위) 조사로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명분을 제공해 대선 전투의 축을 허물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임대차3법의 해악성을 통렬히 꾸짖는 국회 5분 발언으로 ‘깜짝 스타’가 된 이후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실정과 치열하게 싸워왔는데 자칫 본인 때문에 당이 ‘내로남불’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한 결단에 다름 아니다.

윤 의원이 비록 야권의 정권교체 동력 상실을 막으려 몸을 던졌다 해도 공직자와 대선 주자라면 본인의 청렴성은 물론 가족의 흠결에도 겸허해야 한다는 책임성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이번 결단이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다. 여권은 윤 의원의 결단을 애써 당파적 이해로 축소하려 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책임윤리와 도덕성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성장에 무능하다는 진보 진영이 도덕성까지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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