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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조 충당금 쇼크’에 대우조선 또 증자?
충당금 부담 2분기 영업손실 1조
남은 자본 2.5조 중 2.3조 영구채
주가도 지난 6월 이후 내리막길
‘EU 독과점’ 에 현대重 인수 난항

지난 2분기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충당금 쇼크를 시장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자본확충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산업은행이 지원한 2조3000억원의 영구채를 제외하면 사실상 자본금이 2000억원 남짓에 불과해 혈세지원 논란을 빚었던 2016년의 자본확충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나마 1조5000억원의 자본확충을 기대했던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편입도 독과점 심화 우려 탓에 결합심사에 난항을 겪자 증권가는 잇따라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며 적색 경보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지난 6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만원을 넘보던 주가는 최근 2만원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지난 17일 2분기 어닝 쇼크를 발표하자 주가가 3만원선이 무너지며 급락했다.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매출액은 1조694억원이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매출액에 육박하는 1조7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의 주범은 대규모 충당금이었다. 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이나 비용을 미리 계상하는 금액을 말한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강재를 비롯한 기타 기자재 인상에 따라 약 6500억원의 공사손실 충당금을 설정했고, 또 해양공사 주문주의 클레임 청구 등 분쟁 발생으로 3000억원 전후의 충당금도 반영됐다”면서 “보수적 회계처리의 빅배스(Big bath·잠재 부실 일시 반영)라고 해도 규모가 너무 큰 점은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영업 손실은 자본금의 급격한 감소 우려로 번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자본총계는 2조5293억원으로 지난해 연말(3조7667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증권가에선 올 연말에 자본금이 더욱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 자본총계 추정치는 3조9600억원이었지만 이번 영업손실로 인해 2조4200억원으로 38.8% 하향됐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자본금의 질도 좋지 않다. 남아있는 자본금의 대다수인 2조3000억원이 영구채이기 때문이다. 영구채란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일정 이자만을 영구히 지급하는 채권이다. 회계상으론 자본에 해당하지만 사실상 부채다. 영구채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대우조선해양의 자본금은 2000억원 남짓인 셈이다.

그나마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1조5000억원을 신규투자하겠다고 약속한 현대중공업그룹이 구세주가 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연합(EU)에서 독과점 우려를 제기해 합병에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두 회사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한다며 합병 이후 선박 가격 급상승을 우려해 기업 결합 승인을 미루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가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을 점치기 시작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통한 사실상의 추가적인 정부의 자금 투입이 되는 것이어서 상당한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다. 아울러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와의 형평성 논란까지도 야기할 수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대주주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반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추가로 자본을 확충하고 있는 상태다.

유승우 연구원은 “올해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지만 당장의 매출로 인식되는 물량이 아니기 때문에 재무안정성 지표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라면서 “한국조선해양 피인수와 무관하게 사전 자본 확충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이담 기자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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