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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부, 백신 맞아도 되나요?”…정부 방침은 ‘오리무중’[촉!]
대부분 임신부 속한 2030세대 접종 시작됐지만
임신부에 대한 백신 접종 방침은 여전히 ‘검토중’
산모·태아 안전 뒤로한 늦장대응에 비난 목소리
산부인과·감염내과 등 학계 “임신부 접종해야”
26일 오전 9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구민회관 1층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 시험관 시술을 통해 결혼 5년 만에 임신을 하게 된 홍모(34)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가 임신부에게 치명적이라는 말에 백신 접종을 생각하다가도 혹시나 모를 부작용이 아이에게 미칠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홍씨는 “의사들은 산모의 안전을 위해 접종을 권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택이 쉽지 않다”며 “정부에서조차 이에 대해 이렇다할 방침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26일부터 만 18~49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20~30대 임신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백신의 안전성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임신부 백신 접종에 대한 정부 방침은 여전히 정해지지 않고 오리무중 상태다. 산모와 태아의 안전은 물론, 코로나19 방역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지난달부터 임신부 백신 접종에 대한 방침을 두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산부인과학계 등과 임신부 백신 접종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정부 페이스북에 게재된 안내문에 2030세대를 특정해 논란이 됐다(왼쪽은 수정전, 오른쪽이 수정후). 지난달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2030세대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해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사진=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

정부가 2030세대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지금까지 임신부 백신 방침을 결정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임신한 아내를 둔 직장인 김모(38) 씨는 “정부가 코로나19 책임을 20~30대에 씌워 놓고는 정작 이들에 대한 안전은 늘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 답답하다”며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35) 씨는 “백신을 제대로 수급하지 못해 청년층의 접종이 미뤄진 것도 억울한데 코로나19 책임까지 몰아 넣고는 임신부에 대해서는 아직도 방침을 정하지 못해 혼란까지 주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을 뒤로 한채 자화자찬만 하고 있어 더욱 힘이 빠진다”고 비난했다.

산부인과학계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편승연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부에게 있어서 코로나19 감염증은 일반인에 비해 더욱 치명적”이라며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모두 챙겨야 하는 임신부들에게 코로나 백신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감염내과·호흡기내과 등 전문가들도 백신 접종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모더나와 같은 mRNA 계열 백신의 경우 임신부에게 비교적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며 “임신부에게 코로나가 치명적인 만큼 산부인과학회와 정부가 이를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임신부에 대한 백신 접종이 권고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모든 임신부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와 임산부·태아의료협회(SMFM)는 임신부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지침을 정했다. 두 학회는 학회 소속 의사들에게 “임신부 여성 수천명이 백신을 접종한 결과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적극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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