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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뛰는 수출·나는 수입, 물가자극할까 불안한 무역수지

4차 팬데믹이 극성인데도 8월 들어 수출 증가세는 여전하다. 하지만 불안하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무역수지는 적자 가능성마저 보인다. 수입물가는 고공 행진 중이다. 소비자물가는 불안하다 못해 위태하다.

관세청이 집계한 8월 20일까지의 수출액은 322억4700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9% 증가했다. 반도체(39.8% 증가), 철강(57.2%), 석유제품(55.3%), 승용차(37%), 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수출품목 대부분이 좋고 수출 지역별로도 이상 없다. 이런 추세면 2018년 8월의 512억달러를 넘어 8월 기준 역대 최고액을 기록할 가능성도 크다. 그럼 올 들어 3월 이후 6개월 연속 월간 역대 1위 수출 기록 경신이다.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호기록들이다.

하지만 수입은 더 크게 늘어났다. 그야말로 뛰는 수출에 나는 수입이다. 8월 들어 20일간 수입액은 357억6000만달러나 된다. 같은 기간 증가율이 무려 52.1%다. 그래서 무역수지는 35억1300만달러 적자다. 무역수지 적자는 달러 부족이다. 원화 가치 하락을 불러온다. 환율이 올라간다. 물론 월말에 수출이 몰리는 한국 기업들의 실적주의적 특성을 고려하면 8월 중 무역수지는 흑자로 결판날 수도 있다. 7월에도 그랬다. 게다가 올 들어 무역수지 흑자로 쌓인 달러만 160억달러를 넘는다. 7월 외환보유액은 4587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 중이다. 달러 곳간 사정은 나쁠 게 없다.

그런데도 환율은 오른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로 달러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지만 미국의 테이퍼링 가시화로 달러 강세는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다.

환율상승이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에 긍정적인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마냥 좋아라만 할 수는 없다. 세상이 달라졌다. 강(强)달러는 은행의 자금조달 능력을 떨어뜨리고 거래기업의 신용에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무역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더 큰 문제는 물가 자극이다. 원화 약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과 맞물려 국내 소비자물가를 자극한다. 지난달 수입물가는 3.3% 올랐다. 3개월 연속 오름세고 2014년 4월 이후 가장 높다. 기업들이 수입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해 국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때가 됐다. 근 10년 만에 3%대 물가를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가는 금리와 불가분의 관계다. 기준 금리 인상은 한계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다. 수출 호조에도 즐거워할 수 없는 이유다. 환율에 힘입은 수출 증가는 근력이 아니라 약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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