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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주장만으로 기사 차단… ‘언론중재법’ 통과시 헌재行 불가피[촉!]
與, 25일 국회 본회의서 언론중재법 처리 강행 예고
야권·언론단체 “위헌투성이…헌법소원 나설 것”
‘피해자 문제제기만으로 기사 차단’ 등 쟁점 전망
가처분 인용 가능성↓…본안, ‘권리침해 입증’이 관건

정의당의 배진교 원내대표·이은주 원내수석부대표·장혜영 의원과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회원들이 1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강행 처리를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절차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법이 통과 후에도 헌법소원과 가처분 신청 등으로 분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존에 쟁점으로 꼽히던 ‘악의·중과실 추정 조항’ 외에 온라인 기사 차단 조치 등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회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25일 본회의에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현재 민주당의 의석수는 171석으로, 열린민주당 3석과 범여권 무소속 7명 등을 합하면 180석 이상을 확보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역시 저지할 수 있다.

언론중재법이 만약 25일 본회의에서 의결된다면, 규정에 따라 15일 후 공포되고, 6개월 후인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관훈클럽과 한국기자협회 등 국내 언론 7개 단체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폐기되지 않을 시, 헌법소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22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중재법에 대해 “위헌조항투성이”라며 헌법소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헌법재판소 단계에선 기존에 쟁점으로 꼽힌 ‘고의·중과실 추정’ 규정 외에도 피해자의 문제 제기만으로 포털 사이트 기사가 차단되는 조항이나, 정정보도 요구 시 그 자체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강제한 부분도 다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 법안에는 언론보도 피해를 주장하는 자가 인터넷신문 사업자나 뉴스서비스사업자(포털사이트)에 기사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소송으로 보도 진위가 다투기 전에도 사실상 기사 삭제가 가능한 셈이다.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처리 강행 예고에 야권과 언론단체는 헌법소원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헌재의 결정을 구할 예정이다. 실제 시행은 내년 3월이지만, 시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과거 ‘청탁금지법’과 ‘공수처법’ 등 헌법소원 사건에서도 법 시행 이전에 헌법소원을 받아준 전례가 있다. 공수처법은 법 시행 전인 지난해 헌법소원이 접수돼, 심리 중에 법이 시행됐고, 올해 1월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는 일반적으로 헌법소원이 들어오면,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서 30일간 사전 심사를 거쳐 전원재판부 회부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헌법재판 청구 요건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각하 결정을 내린다. 사전심사단계에서 헌법소원 요건을 갖췄다고 보면 9명의 재판관이 함께 위헌 여부를 심리한다. 다만 각하 결정은 전원재판부에서도 나올 수 있다. 전원재판부로 사건이 넘어간다면 결론이 언제쯤 나오느냐도 중요한 대목이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 검증 보도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헌재가 가처분신청을 받아주는 경우는 드물다. 전례를 살펴보면, ‘사법시험법’ 위헌 헌법소원 사건이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입시, ‘코로나19 확진자 변호사 시험 응시’와 같이 시험 예정일이 임박하는 것과 같이 구체적인 날짜가 급박한 상황에만 예외적으로 받아주는 정도다. 일단 법이 시행되는 걸 염두에 두고 헌법소원 본안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소원의 경우 쟁점은 ‘권리침해’를 어떻게 입증하느냐다. 실제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처지에 놓여야 헌법소원 청구 자격이 생긴다고 본다면 전원재판부에서 각하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나중에 실제 소송을 당한 기자나 언론사가 헌법소원을 다시 청구할 수 있지만, 시기가 너무 늦어진다. 따라서 새 법안에 따라 소송을 당하기 전이라도 언론 취재 활동이 위축되는 사실적 이유로 헌법소원을 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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