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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적자가구·투잡 자영업자 급증, 심각한 코로나의 그늘

적자가구가 급증하고 주야로 ‘투잡’을 뛰어야만하는 나 홀로 영세 자영업자 수도 늘어만 간다. 심각한 코로나19의 그늘이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적자가구 비율은 24.4%로, 지난해 같은 기간(20.0%) 보다 4.4% 포인트 상승했다. 네 집 중 한 집은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 지출을 뺀 값)보다 소비 지출이 많은 적자 가구라는 얘기다. 특히 가난한 1분위(소득 하위 20%)의 적자 가구 비율은 55.3%나 된다. 전년 같은 기간(47.1%) 대비 8.2%포인트나 높아졌다.

이들의 삶이 팍팍해진 이유는 간단하다. 소득은 줄었는데(6.3%감소) 물가는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 1분위 가구는 소득이 나은 사람들보다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지출에 더 적은 돈을 쓰지만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크다. 물가에 훨씬 큰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이들은 2분기에 월평균 24만4000원을 썼다. 1년 전보다 12% 늘었다. 이는 1분위 가구 전체 소비 지출 증가율(7%)을 크게 웃돈다.

영세 자영업자들도 고난의 행군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직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 가운데 투잡에 나선 사람이 7월 말 기준으로 15만5000명이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13만2000명)보다 1년 만에 17.4% 증가했다. 거리두기 강화로 장사는 안 되는데 폐업은 할 수 없으니 대리운전을 비롯한 투잡으로 근근이 버텨가는 것이다. 6월 말 현재 연체된 소상공인 정책자금이 2204억원(6143건)에 달하는 것도 ‘한계 상황’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코로나19의 그늘은 지금도 암울하지만 당분간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의 통계는 4차 팬데믹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그런데 상점 영업시간은 오후 9시로 더 단축된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아 당분간 완화는 기대난망이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제가 시행된다지만 확보된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대출창구는 줄어든다. 은행들은 이미 대출 차단과 축소에 나섰다. 금리도 오른다. 1년 새 대출금리는 벌써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상황이 이쯤 되면 더 이상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안 된다. 국민 90%에 퍼붓는 지원금도 낭비다. 한정된 재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선별적 차등 지원만이 해법이다. 대상자 선별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논리는 배제돼야 한다. 예상보다 큰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밝혀졌다. 비용이 든다 해도 효율적 자원 배분이 훨씬 중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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