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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익 중도하차…이재명에게 남겨진 부담 셋 [정치쫌!]
‘보은인사’, ‘막말’, ‘이천 화재 대응’ 논란 등
황씨 자진사퇴에도 이재명 지사 부담 백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농업기술센터 내 잔디밭에서 열린 동물복지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동물보호센터 보호견 ‘오리’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9)씨가 지난 20일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직을 내려놓으며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보은 인사’ 논란, 막말 논란, 이천 화재 대응 논란 등 세 가지 부담이 고스란히 남겨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황 씨의 사퇴를 수용하며 “그분에게 은혜를 입은 일도 없으니 보은인사일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금도 황교익 선생이 훌륭한 자질을 갖춘 전문가로서 경기 관광 공사에 적격자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도 했다. 보은 인사 논란을 일축하며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황 씨 역시 이날 자신의 사퇴 배경을 “중앙의 정치인들이 만든 소란 때문”으로 돌린 바 있다.

다만 황 씨가 과거 이 지사의 ‘형수욕설’ 사건을 “이해한다”며 감쌌던 점이 언론에 회자됐고, 야권이 이를 빌미로 공격을 해왔던 만큼 이 지사에게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인사 문제에 대한 국민 눈높이가 상당히 높은 점도 부담스럽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보은성 인사는 정치하는 사람끼리는 서로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보은성 인사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지사를 감싸는 차원의 발언이었지만 진행자가 재차 “그러면 안되지 않느냐”라고 되물을 만큼 인사 문제는 정치권과 국민 인식에 적잖은 괴리가 있다.

황 씨의 거센 ‘막말’이 만든 부정적 이미지가 이 지사에게 덧씌워진 것도 뼈아프다. 황 씨는 이낙연 캠프 인사가 자신에게 “도쿄·오사카 관광공사 사장에나 맞을 분”이라며 ‘친일 프레임’을 씌운 데 격분하며 이낙연 후보를 향해 “일본 총리나 하라”, “악마”, “정치 생명을 끊겠다” 등의 원색적 표현을 쏟아냈다.

결국 이낙연 후보가 “지나쳤다”고 먼저 유감을 표하고 황 씨도 사과하며 양측 공방은 일단락됐지만 황 씨의 수위를 넘은 발언이 연일 언론 헤드라인에 오르내리면서 이 지사 지지율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안민석 의원조차 지난 19일 라디오에서 “황교익 리스크, 논란은 ‘이낙연 정치 생명 끊겠다’는 발언으로 상황이 종료됐다고 본다. 이것은 수류탄이 아니라 핵폭탄을 경선 정국에 투하를 한 꼴”이라고 평가했다. 안 의원은 이재명 캠프 내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황 씨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황 씨가 TV 예능프로그램 등에 자주 출연해오는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만큼 정치 관심이 낮은 사람들의 이 지사를 향한 인식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경기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당시 이 지사의 대응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지사는 사고 당일 황씨와 ‘먹방’ 유튜브 녹화를 하다가 사고 현장 방문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6월 17일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 약 20시간만인 이튿날(18일) 오전 1시32분 화재 현장에 도착했는데, 이 사이에 이 지사가 황씨와 유튜브 방송을 촬영했던 사실이 한 지역언론 보도로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사실이라면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라 비판했고 야권에서도 이 지사를 향한 맹공이 시작됐다.

대권주자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 국민이 그 참혹한 소식을 들으며 애태울 때, 도지사가 멀리 마산에서 떡볶이 먹으며 키득거리는 장면은 사이코패스 공포영화처럼 소름 끼친다”며 지사직 및 후보직 사퇴까지 촉구했다.

경기도는 20일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화재 당시 이 지사는 남은 경남 방문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복귀했다는 설명이다.

이 지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국민 안전 문제를 갖고 왜곡하고 심하게 문제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지사는 21일 페이스북에서 "저의 판단과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 지사는 "당시 경남 창원에서 실시간 상황 보고를 받고 대응 조치 중 밤늦게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 다음날 고성군 일정을 취소하고 새벽 1시반경 사고 현장을 찾았다"며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었지만,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더 빨리 현장에 갔어야 마땅했다는 지적이 옳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지사는 "앞으로 권한과 책임을 맡긴 경기도민을 더 존중하며 더 낮은 자세로 더 상실하게 섬기겠다"고 덧붙였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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