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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유의 4단계 8주째 연장…지친 시민 “이젠 ‘거리두기’ 단어 버려라”[촉!]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2주간 연장…영업시간 단축
“이젠 ‘거리두기’란 단어가 무의미…처벌 강화 필요”
“6주간 최고 단계에서도 하루 2000명 확진…허탈”
자영업자 비대위 “전국 단위 차량 시위 진행할 것”
지난 19일 오후 6시께 서울 강남구 지하철 강남역 인근 먹자골목에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김지헌 기자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2주 더 연장하기로 하면서 피로감을 느낀 시민이 “이젠 ‘거리두기’란 단어가 무의미하다”며 거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정부에서 ‘짧고 굵은 방역’을 명분으로 거리두기 4단계가 6주간 시행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거리두기 정책이 실효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주간 진행된 4단계에 지친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단계에 근거한 영업 제한이 아니라 ‘치명률(코로나19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 중심 방역수칙’을 마련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20일 오전 거리두기 연장 소식을 들은 서울 마포구 거주 30대 양모 씨는 “이젠 ‘거리두기’란 단어를 버려야 할 때가 됐다”며 “거리두기 기간에도 놀러다닐 사람은 다 놀러다니는 데다 여름에도 이렇게 확진자를 못 잡으면 가을·겨울에는 어떻게 한다는 얘기인지 무섭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드러내며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6주간 거리두기 4단계가 진행됐지만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52명을 기록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확산세를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40대 임모 씨는 “거리두기 최고 단계를 6주간 시행했으면서 결국 확진자 확산을 막아내지 못했다”며 “이 정책 자체에 빈틈이 많다는 얘기인데, 정부가 거리두기 내용 자체를 원점에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거리두기’를 비판하며 나름의 대안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일각에선 ‘방역수칙 위반 시 처벌 수위를 높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제는 백신을 맞아도 ‘돌파 감염(백신을 통해 예방 접종을 했음에도 감염되는 현상)’ 위험성이 커져 모임 인원 제한이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부천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한 30대 여성은 “거리두기 정책을 해도 지방으로 휴가 갈 사람, 놀러갈 사람들은 다 다녀왔다”며 “이제는 2인 제한·4인 제한을 말하기보다는 이를 어길 시 범칙금이나 영업 제한 강도를 더 세게 높여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동조하는 의견을 낸 이들 역시 “이제는 개인과 사업장 방역수칙을 더 철저히 하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며 “정부가 거리두기 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면 타 지역으로 이동할 때 본인 지역의 거리두기 단계를 적용하고 이를 어길 경우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이 시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광복절 대체공휴일인 지난 16일 휴일인데도 식당 안은 텅 비어 있다. [연합]

자영업자들도 정부 발표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날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역시 4단계 연장 조치에 반발하며 ‘거리두기’란 말의 실효성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는 오후 6시 이후 모임의 경우 백신 접종 완료자가 포함되면 4인까지 허용하고, 대신 영업 마감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9시로 제한하기로 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요구한다”며 “거리두기로 인한 자영업자 때려잡기 등 확진자 수 세기에 기반한 방역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거리두기가 아닌 치명률 기반 방역수칙으로 전환하고 업종별 확진자 수 발생비율 분석을 통해 수칙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비대위는 정부 발표에 대응해 다음주부터 전국 단위 정부 규탄 차량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했는데도 연일 18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다는 것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거리두기 조치가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오후 9시 영업 제한, 비수도권 3단계 조치를 정부가 강행했으니 대정부 투쟁 차원에서 비대위 지부장 중심으로 전국 단위 정부 규탄 차량시위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지하철 신촌역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40대 김모 씨는 “백신 맞은 사람을 포함해 4인까지 모임을 허용해 (영업에) 숨통을 틔어준다고 하는데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식당 영업의 상당수는 오후 6시 이후 저녁장사인데 10시까지 하던 장사시간을 1시간 줄이면 이전 단계처럼 손님들이 줄어 식당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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