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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막장으로 치닫는 여야 경선판...혹독한 심판받을 것

여야 대선 경선판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가는 저급한 말과 대응 방식은 보고 듣기가 민망스러울 정도다. 이런 일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여야 정당에서 벌어지고 있다. 희망과 비전 경쟁은 못할망정 진흙탕 싸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정치판 현실이 절망스럽다. 이게 우리 정치의 수준이고 현주소인 셈이다.

국민의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갈등이 터지고 있다. 경선 토론회를 둘러싼 내홍이 겨우 봉합되자 ‘녹취 논란’이 또 불거졌다.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통화를 하면서 나눈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발언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저거 곧 정리된다”는 발언을 했고, 그 대상이 윤 전 총장이라고 주장한 것이 그 발단이다. 이에 이 대표가 해당 부분 녹취록을 내놓자 원 전 지사는 통화 내용 전체 녹음파일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딱하다”며 감정 섞인 되치기를 했다.

진위를 알 수 없지만 이러한 갈등은 이 대표가 조금 더 신중하게 대응하면 얼마든지 비켜 갈 수 있다. 원 전 지사 입장에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당 대표가 특정 주자를 배척하는 듯한 말을 했으니 의문을 제기할 만하다. 그렇다고 사적 통화를 주저 없이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서로 오해가 있었다’는 말만 해도 끝날 일이다. 이런 식의 대응이라면 누가 마음 놓고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겠는가. 당내 대선주자들도 ‘젊은 대표’ 흔들기를 삼가야 한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황교익 음식평론가를 둘러싼 민주당의 내홍도 다를 게 없다. 이낙연 후보 측이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 사장감’이라며 황 평론가의 자질을 거론하자 황 평론가는 “일본 총리나 하라”고 맞받으며 갈등을 키웠다. 급기야 황 평론가는 이 후보 측을 겨냥해 ‘인간도 아닌 짐승’이라며 “이낙연 정치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아무리 감정이 격하다 해도 말에는 금도가 있다. 이런 막말을 거침없이 쏟아낼 정도라면 실제 황 평론가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경선은 국가경영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마이너스 경쟁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플러스 경쟁이 돼야 한다. 그런데도 서로 깎아내리기에 치중하는 것은 국민을 얕잡아보기 때문이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분명하다. 오만과 독선의 대가는 혹독한 심판이다. 내년 대선도 마찬가지다. 이제라도 먼저 깨우치고 행동하는 쪽이 민심을 얻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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