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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능력중심 사회의 징검다리, 국가기술자격이 디지털로 바뀐다

2020년 도쿄올림픽으로 온 국민이 즐거웠다.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경기, 폭염·태풍으로 삼중고를 겪었지만 선수들의 땀과 열정은 국민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특히 여자단체전 9연패 등 금메달 4개를 휩쓴 한국양궁의 쾌거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마음을 달래준 한 줄기 빛 같은 소식이었다.

한국양궁이 세계 최강이 될 수 있었던 비결로 공정한 경쟁을 꼽는 이가 많다. 양궁협회는 ‘활 잘 쏘는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했다. 과거의 금메달 경력은 사라졌고 나이도 상관없었다. 17세 김제덕 선수가 남녀 혼성전 대표로 나선 것도 예선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맞다. 바로 ‘실력’이다. 협회가 고수한 ‘모든 선수가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 최고 실력을 갖춘 이를 선발한다’는 공정한 선발 원칙이 한국양궁을 수십년간 세계 정상으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

양궁협회가 공정한 과정을 거쳐 국가대표를 선발했듯이, 1973년 법 제정 이후 48년간 산업 현장에 적합한 기술인력을 키워온 국가기술자격도 공정의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 모든 수험자는 동등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러 일정 수준 이상 득점하면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다. 국가기술자격은 배경·학력 등은 배제되고 오로지 능력만이 합격의 기준이 된다.

국가기술자격제도는 산업화·정보화 시대를 거치며 대한민국 산업발전과 함께 진화했다. 정부는 2018년 제4차 국가기술자격제도 발전 기본계획에서 4차 산업혁명 진입에 따른 직업 능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격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산업구조 변화에 대비한 유연성 제고와 노동시장에서 국가기술자격 실효성 확보에 중점을 뒀다.

공단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자격제도 변화에 앞장서왔다. 로봇, 3D프린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자격을 신설해 산업 현장 수요에 대응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교육·훈련 과정을 이수하고 평가받는 과정평가형 자격 도입도 자격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변화의 일환이었다.

한국양궁이 최정상 실력을 갖춘 데는 기술의 힘도 컸다. 점수 자동 기록장치, 선수맞춤형 3D그립 등 첨단 장비와 인공지능(AI) 기반 코칭, VR 시뮬레이션 등 혁신기술을 통한 피드백으로 시행착오는 줄이고 실력은 높였다. 스포츠 영역에서도 디지털 첨단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국가기술자격제도도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한 시험을 담보하고, 수험자 능력 개발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우선 자격검정 인프라의 디지털화다. 2023년까지 국가기술자격시험을 CBT(Computer Based Test)로 전환한다. CBT 시험은 부정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공정성을 강화한다. CBT 확대를 위해 지역 밀착형 디지털 국가자격시험센터도 확충한다.

국가기술자격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청년들의 경력 개발도 컨설팅한다. 국가기술자격은 청년들의 취업 준비 첫걸음이자 고용시장과 청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국가기술자격 취득자 중 20~29세 이하 청년층이 44.7%로 가장 많았다. 연간 400여만명에 달하는 수험자 빅데이터를 컨설팅에 활용한다. 과목별 평균 점수, 응시자 점수분포도 등을 AI로 분석해 수험자별 ‘자격시험 결과 피드백’를 제공한다. 합격자에게는 취득자격 분야 직업정보를 안내해 취업을 돕고, 불합격자는 취약한 직무 능력(NCS)을 진단해 필요한 교육·훈련 과정과 연결시켜 준다. 자격·훈련·직업 등 일자리 정보 제공을 위한 HRD 정보 공유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50년 역사의 국가기술자격이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변하고 있다. 모바일 자격증, 자격 데이터 초연결 플랫폼 등 국가기술자격에 디지털을 더했다. 우리 곁에 다가온 디지털 사회에서도 국가기술자격이 직무 능력과 고용시장을 이어주는 능력 중심 사회의 든든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는 바다.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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