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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통합은 결렬, 내분은 점입가경...위기의 ‘이준석 국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끝내 무산되고 야권 통합의 한 축인 안철수 대표는 독자 행보를 선언했다. 그런가 하면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의 토론 내 개최 문제로 촉발된 내부 갈등은 그 수렁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당 지지층 저변을 크게 넓히며 신선한 바람을 몰아온 ‘30대 제1야당 대표’의 효과가 이제 그 바닥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기대가 우려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두 달 만에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데는 두 말할 것 없이 이 대표 탓이 크다. 국민의당과 통합실패도 따지고 보면 이 대표의 협량한 정치력 때문이다. 협상은 주고받는 것이라고는 하나 지분이 많은 쪽에서 조금이라도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야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자신의 휴가일정에 맞춘 협상시한을 제시하고, 안 대표가 직접 나서라는 등 힘을 앞세운 사실상 ‘흡수 통합’의 ‘굴복’을 요구하니 협상이 제대로 될 리 만무였다. 오죽하면 안 대표가 “통합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확산해가기보다는 오히려 상처를 입혔다”고 했겠는가. 이 대표의 오만함에 자존심이 상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측에서 당명 변경 등 무리한 요구가 있었다지만 어떻게든 달래고 대안을 제시하며 끌어안는 통 큰 정치력을 보였어야 했다.

윤 전 총장과 갈등 역시 이 대표 책임이 더 무겁다. 당 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전격 입당원서를 제출하며 이른바 ‘이준석 패싱’ 논란을 초래하는 등 윤 전 총장 측의 무모함은 비판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지금 이 대표의 역할은 공정한 경선 관리와 대선 승리다.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에 민심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에 따른 반사이익이다. 이를 동력으로 정권교체의 밑바탕을 만드는 게 이 대표의 책무다. 결코 국민힘이 잘해서가 국민이 응원하는 게 아니라는 건 이 대표가 더 잘 알 것이다. 당내 유력 후보와 소모적 기싸움에 급급할 때가 아니다.

와해 직전까지 내몰렸던 보수 정치세력이 여당과 수권 경쟁을 할 정도로 자리를 잡은 것은 맞다. 하지만 이는 한 줌의 모래성이고 거품일 뿐이다. 혁신의 고삐를 늦추고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인다면 ‘한 방’에 모든 게 날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포용력을 키우고 자신을 버리는 의연한 정치력을 보여야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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