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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싱논란·탄핵 발언 등 곳곳이 전쟁터…이준석號 다중분열 갈수록 태산 [정치쫌!]
李-尹 갈등 임계점…봉합 노력에도 불씨 여전
멸치·돌고래·하이에나 등장에 “동물의 왕국?” 비판도
지도부도 파열음…김재원·조수진, 경준위 ‘월권 논란’
최재형·홍준표 “당대표 중심” vs 원희룡 “오만·독선”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국민의힘이 본격적인 경선버스가 출발하기도 전부터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대표와 지지율 1위 대선주자 사이 갈등이 폭발한데 이어 당 지도부와 여타 대선주자들까지 공방에 가세하며 말 그대로 ‘아사리판’이다.

당 안팎에서는 분열이 장기화할 경우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여기에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와의 합당 논의도 가시밭길을 걸으면서 ‘범야권 빅텐트’도 안개속이다.

갈등의 최전선은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이에 형성돼있다.

도화선은 윤 전 총장의 ‘기습 입당’에서부터 당 행사 불참 등으로 불거진 ‘지도부 패싱’ 논란이다. 여기에 윤 전 총장측이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게 당 행사 불참을 제안했다는 ‘보이콧 사주 의혹’까지 더해졌다.

미묘한 신경전을 거듭하던 양측은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추진하는 예비후보 토론회 참석 여부를 두고 정면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와 경준위는 오는 18일과 25일 토론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윤 전 총장측은 당헌당규상 권한이 없는 경준위가 일방적으로 경선 일정을 통보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칠곡군 왜관읍 정희용 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고령·성주·칠곡군 당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

양측의 갈등은 급기야 지난 12일 윤 전 총장 측에서 나온 ‘당대표 탄핵’ 발언으로 임계점에 달했다. 윤석열 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이 CBS라디오에서 ‘탄핵’을 거론했고, 이 대표가 격분하면서 당 안팎이 술렁였다.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면서 표면적인 충돌은 일단락됐지만, 토론회 참석 여부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남은 상태다. 경준위는 18일 토론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윤 전 총장 측은 13일 오후 열린 경준위 주관 토론회 설명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설전 과정에서 깊어진 감정의 골도 쉽사리 메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계’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돌고래’, 다른 후보들을 ‘멸치, 고등어’에 비유하며 이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정 의원을 ‘라이온킹’의 하이에나에 비유하며 맞받아쳤다. 정치권에서는 “아쿠아리움 정당이냐, 동물의 왕국이냐” 등의 비판이 빗발쳤다.

양측의 대립각이 첨예해지자 이 대표가 지난 3월 “(안 대표가 서울시장이 되고 윤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나야지”라고 말했던 유튜브 방송 영상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국민캠프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당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파열음이 나오며 혼란을 부추겼다. 김재원 최고위원과 조수진 최고위원은 경준위의 일방통행식 토론회 개최를 비판하면서 ‘월권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경준위 본래의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 권한 밖의 행위이고, 강행하려는 의도도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을 제외한 대선주자들도 저마다 목소리를 내며 대치 중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비롯해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은 “당대표가 중심이 돼야 한다”며 이 대표에 힘을 싣고 있다. 윤 전 총장을 향해서는 “점령군 행세를 하며 철없는 정치인을 앞세워 당대표를 흔든다”(홍준표), “어느 예비후보의 캠프든 당 지도부와 너무 갈등을 빚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유승민)고 했다.

반면, 원희룡 전 지사는 “이 대표의 오만과 독선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을 향해서도 “토론회를 놓고 윤 전 총장을 공격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중진의원들은 ‘당대표 자중론’을 꺼내들었다. 김태흠 의원은 “이 대표가 연일 당대표의 역할과 책무를 망각한 채 당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직격했으며, 권영세 의원 역시 “당 대표는 조연으로서 대선과정의 매 상황마다 주연인 후보들이 더 빛나도록 노력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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