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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재용 가석방, ‘초격차 경영’ 성과로 국민 기대 답해야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둔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난다. 올 1월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되면서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이 형법상 복역률 60%를 넘겨야 허용되는 가석방 심사 기준을 지난달 말 채웠고, 60~70%의 국민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들도 국민여론과 다르지 않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말대로 이번 가석방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뤄진 만큼 이 부회장이 백신 확보와 경제회복에 매진하는 것으로 국민 기대에 답해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가 2분기 눈부신 실적(영업이익 12조5700억원, 전년동기 대비 54.2% 상승)을 시현했는데도 웃을 수 없었던 것은 총수 공백에 따른 미래 투자가 작동하지 않아 앞날이 안갯속과 같았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 없이도 삼성전자 실적이 좋기만 하다고 하지만 이는 과거의 투자가 결실을 본 것이다. 4차산업혁명이 본격화할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선제적 투자와 빠르게 시장을 움켜쥘 인수·합병(M&A)이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수조~수십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데 전문경영인이 결단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삼성은 200조원의 현금을 갖고서도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이렇다할 M&A 실적이 없다. 130조원을 투자해 2030년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분야에서도 세계 1위가 된다는 2030전략을 세웠으나 그동안 리더십 공백 여파로 별 진전이 없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이 5년 가까이 사법 공방에 휘말린 사이 글로벌 경쟁업체들은 반도체 대전의 승기를 잡겠다며 공세적으로 전환했다.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는 점유율을 확대(56%)했고 미국 인텔은 시장 신규 진입을 선언했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미국 마이크론이 약진했고 스마트폰은 중국 샤오미에 세계 선두자리를 내줬다.

이 부회장은 이런 엄혹한 상황에서 미래 투자와 M&A 시계를 다시 뛰게 하면서 특유의 초격차 기술로 한국경제의 미래 먹거리도 확보해야 하는 책무를 짊어지게 됐다.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산을 ‘이건희 컬렉션’으로 국민에게 돌려주었듯 바이오, AI 등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 청년들이 활약할 무대를 만드는 일로 사업보국을 해야 할 것이다. 법무부도 이 부회장이 가석방 상태에서도 글로벌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취업제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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