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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하다. 후배들아, 내 딸아”...‘울보 해설’에 같이 울었다
최선 다하는 선수들에 감동한 해설자들 ‘울먹’
체조 여홍철, 딸 동메달에 “난 이제 서정아빠”
배구 한유미·근대5종 양수진 위원 ‘눈물 해설’
KBS 한유미 해설위원이 터키전에서 이긴 뒤 눈물을 닦고 있다. [방송 화면 캡쳐]

캐스터나 해설자가 방송중 웃거나 울면 통상은 방송사고다. 그러나 올림픽 방송만큼은 때로 해설자의 눈물이 허용되기도 한다. 주로 해당 분야의 전직 스포츠 스타들이 담당하는 방송 해설은 올림픽 방송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방송 문화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아버지 해설자와 선배 해설자들의 눈물 중계는 각종 명장면들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역시 딸의 메달 소식을 전하는 아빠 해설자의 모습이었다. KBS 해설자로 나선 여홍철 경희대 교수는 딸 여서정의 결승 장면을 해설했다. 여 교수는 여서정이 결승 1차 시기를 숨죽이며 지켜봤고, 착지를 무사히 마치자 “너무 잘했다. 여서정 기술을 잘했다”며 소리를 질렀다. 2차 시기를 마친 딸을 향해 여 교수는“사실 (2차에서) 착지 실수가 나와서...”라고 말한 뒤 딸의 동메달 획득이 확정되자 그제서야 목이 메었다. 함께 방송을 하던 캐스터는 여 교수를 향해 “축하한다. 오늘은 마음껏 울어도 좋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이제 여서정 아빠로 불리고 싶다”며 딸에 대한 자랑스러운 마음을 밝혔고, “여서정 기술만 해준다면, 여자 최초 올림픽 메달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본인 것만 착실하게 한다는 생각으로 해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터키와의 여자배구 8강전 역시 방송사 해설진들의 눈물 방송으로 얼룩졌다. MBC 황연주 해설위원은 마지막 듀스까지 이어진 터키와의 8강전에서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하다. 너무 자랑스럽다. 앞으로 2012 런던 올림픽이 아닌 2020 도쿄올림픽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황 해설위원은 배구팀 막내 정지윤 선수에 대해 “팀에 오면 궁둥이 팡팡으로 칭찬해줘야겠다. 하나만 때려주면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KBS 한유미 해설위원도 터키전 경기 결과를 해설하다 눈물이 터졌다. 한 해설위원은 “김연경 선수를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최선 그 이상을 해내고 있다.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만나더라도) 솔직히 아무 말도 못할 것 같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는 서로가 말하지 않아도 다 느낄 수 있고 알 수 있다”고 말하며 울었다.

남자 펜싱 단체전 소식을 전하던 펜싱 선수 출신인 SBS 원우영 해설위원의 해설도 한동안 화제였다. 한국 남자 대표팀이 독일을 꺾고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원 해설 위원은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원 위원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김정환, 구본길과 함께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원 해설위원은 이로부터 9년이 흐른 뒤 한국 대표팀이 거둔 감격스러운 승리가 자신의 일처럼 다가왔고, 방송중 터진 울음은 한동은 추슬러지지 않았다. 함께 방송을 하던 정우영 캐스터는 “금메달 딴 후에는 어쩌시려고...”라며 원 위원을 다독였다. 구본길은 “준결승전 끝나고 형(원우영)과 통화를 했다. 어떤 마음으로 울었는지 이해되고 그게 우리한테도 충분히 전달됐다”고 말했다.

소외 종목 ‘근대5종’에서의 메달 소식을 전하는 양수진 MBC 해설위원의 눈물도 잔잔한 감동을 줬다. 지난 7일 전웅태는 근대5종에서 동메달을 땄다. 함께 출전한 정진화는 4위로 들어왔다. 한국 올림픽 사상 첫 근대5종에서 거둔 값진 메달이다. 양 해설위원은 “전웅태의 메달이 너무 자랑스럽다 ”고 말하며 울먹였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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