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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에 살고 죽던 올림픽’은 옛말…“메달 못 따도 ‘입덕’”[촉!]
‘메달 지상주의’ 대신 ‘선수들 캐릭터’에 더 주목
“경기 즐기는 모습 보고 반해”
높이뛰기金 카타르 바심은 ‘안방쿵야’ 별명 얻어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한 한국의 우상혁이 1일 일본 도쿄(東京)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선에서 한국 신기록인 2.35m 기록에 도전,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우상혁은 4위를 기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2020 도쿄올림픽이 8일 막을 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응원할 수는 없었지만 “올림픽 응원 분위기가 옛날과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에 목숨걸던 ‘성적 지상주의’가 옅어지고 세대·국적 넘어 선수 개인의 성장에 주목하는 분위기”라는 의견이다.

7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시민들은 최근 달라진 ‘올림픽 응원 분위기’를 새삼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올림픽을 즐겨 본다는 직장인 박모(25) 씨는 “베이징·런던올림픽 때에만 해도 금메달을 못 따고 은메달을 딴 선수들이 울면서 ‘죄송하다, 다음에 더 잘하겠다’고 들어오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이번 도쿄올림픽은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선수들이 승부에 초연하고 그런 모습이 멋있다”며 “양궁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오진혁 선수가 탈락했을 때 인터뷰를 보고 ‘입덕’했다”고 덧붙였다.

퇴근하면 올림픽을 꼭 챙겨 본다는 직장인 이모(23) 씨도 “육상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에 빠졌다”며 “메달은 못 땄어도 너무나도 행복하게 경기를 하는 모습, 경기가 끝나고 1등이던 이탈리아 선수와 나란히 붙어 다른 종목 경기를 관전하는 장면이 신선했다”고 했다. 이어 “유튜브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우 선수의 친화력과 관련된 짤들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족들과 함께 올림픽 경기를 시청한다는 직장인 A(53) 씨도 “요새 젊은 선수들은 다르다”며 “우리 세대만 해도 금메달을 못 따면 죄인이었지만 이번 도쿄 올림픽은 시청자도, 선수도 다 같이 올림픽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달에 연연해하지 않고 즐기니까 오히려 선수들이 더 잘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 선수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다른 국적의 선수들에 대한 인기몰이도 SNS를 타고 번지고 있다. 1일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한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은 경기장에 편안한 모습으로 누워 있는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안방쿵야’ 등의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바심은 오랜 친구인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와 공동 금메달을 받기로 합의한 뒤 함께 소속 국가의 국기를 들고 트랙을 도는 훈훈한 모습을 선보였다.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홍모(59) 씨는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는 5060세대들도 많이 바뀐 것 같다”며 “예전엔 한국 아니면 다 적이었는데 이제는 스토리가 있는 상대방은 같이 응원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 탁구 단체전에서 신유빈 선수와 겨룬 한쪽 손이 없는 폴란드의 나탈리아 파르티카 선수를 응원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기성 언론도 선수 개인의 서사, 성격 등을 부각했고 또 SNS를 통해서도 선수들 개인의 캐릭터에 대한 콘텐츠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들 역시 성적 지상주의에 지쳐 있었고 결과보다는 과정과 노력을 중시하는 흐름으로 (사회가)바뀐 것 같다”고 덧붙였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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