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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국·대도시도 기후변화 먹잇감…안전지대는 없다 [기후변화의 역습]
불과 수년 전까지 기후변화 피해는 개도국에 한정된다 여겨와
선진국, 기후변화 직접 피해 발생에도 즉각적 대응 마련 미지수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유럽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홍수 피해 지역인 벨기에 리에주 인근 베르비에시의 침수된 거리에서 차들이 구겨진 채 뒤엉켜 있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도일의 화재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물을 뿌리고 있지만 주변이 온통 시뻘건 화염으로 뒤덮여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일가족이 폭우가 내려 잠긴 도시를 걸어서 지나가고 있다.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熱海)시 아즈산(伊豆山)에서 지난달 3일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10채가 떠내려가 20명 정도가 실종됐다. 토사가 주택지를 덮친 장면. [AFP, AP, EPA,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이제 지구촌 누구도 안전하지 않아: 극단적 기후가 선진국을 후려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서유럽 홍수 사태와 미국-캐나다 서부·러시아 시베리아 동북부의 이상고온과 산불, 중국의 기록적 폭우와 홍수 등을 다룬 기사의 제목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후변화 피해로 인한 희생양은 주로 사회기반시설이 취약한 저개발 국가 주민이었다.

선진국 주민은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노력을 수몰 위기에 빠진 태평양·인도양 섬나라 국가를 돕고, 극단적 가뭄으로 인한 식량 위기와 이로 인해 격화되고 있는 분쟁 속에 빠진 아프리카 주민을 돕기 위해 반드시 동참해야 할 선의적 행동이라고만 여겨왔던 것이 현실이다.

수많은 전문가는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까지도 예상치 못하게 빠른 속도로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해왔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는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프리데리케 오토 영국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원장은 “선진국 국민에겐 날씨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렇게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완화하고 기후변화 자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갔다. 그리고 기후변화의 마수는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선진국에까지 미치고 말았다.

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이 이념적 구호가 아닌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된 지금도 그동안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에 뒷짐만 지고 있던 선진국이 발 빠르게 나설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지워지지 않고 있다.

경제적 이익과 국가별 형평성, 정치·군사적 이권까지 기후변화 대응에 참가하기 힘들다는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NYT는 “북미와 유럽 대륙에 닥친 기상재해는 세계가 기후변화를 늦출 준비는 물론 이와 공존할 준비도 안 됐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재난 위기 전문가인 진 슬릭 캐나다 로열로드대 교수는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돈을 써야 한다는 정치적 동기가 여전히 선진국에게 부족하다”며 “계획을 세울 순 있겠지만, 실행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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