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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킹덤: 아신전’ 김은희 작가, 킹덤 세계관이 확장됐다
“아신이 펼쳐놓은 ‘恨’…
시즌3 전지현 보고싶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아신전’이 지난달 23일 전 세계 190개국에 공개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킹덤: 아신전’은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의 비밀과 아신(전지현)의 이야기를 담은 스페셜 에피소드다.

'다크 히어로' 아신을 중심으로 한 서사가 다소 지루했다는 반응도 없지는 않지만, 시즌1, 2의 연장선, 또는 시즌3로 가는 브릿지로서의 '킹덤' 유니버스가 더욱 확장되면서,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면서도 집중시키는 힘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훨씬 더 많다.

시즌1, 2의 무대가 조선 남쪽 동네를 중심으로 했다면, 시즌3는 압록강 경계 북방으로 무대를 옮겨 아신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피의 복수를 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됐다.

▶소감을 말해달라. 그리고 인기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전 세계 영화 순위 2위라고 하더라. 실감이 난다기보다 ‘킹덤: 아신전’이 만들어지고, 공개됐다는 것 자체가 설레고 아직 믿기지 않는다. 시즌3를 더 잘만들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인기가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조선시대라는 부분이 외국인에게는 생소했을 것이고, 좀비라는 크리쳐가 더해져 생사역병을 새롭게 보여준데 흥미를 느끼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궁금하다

“‘싸인’은 죽은 사람에 대한 진정한 애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했고, ‘시그널’은 미제사건의 아픔에 대한 치유를 그리고 싶었다. ‘킹덤’ 시즌1, 2에서는 ‘배고픔’과 ‘피’를 말했다면 ‘아신전’은 ‘한(恨)’을 풀어놓았다. 제가 느끼는 감정들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게 그런 게 아니었을까? 이기적이지 않고, 공정하고 상생하는 걸 꿈꿔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정치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입장과 선택에 의해 나아가는 것인데, 잘못된 정치로 아픔과 ‘한’을 가지게 되는 건 항상 피지배계층이다. 전지현이나 어린 아신인 김시아가 그것을 잘 표현해줘 감사하다.”

▶작가님은 평소 겁이 많다고 하는데, 이런 장르물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겁이 없다면 ‘뭐가 무서워? 좀비는 세상에 없어’라고 할 수 있는데, 좀비나 귀신이 없는 걸 알면서도, 어두운 밤 누가 방문을 열면 무섭지 않나. 내가 그런 포인트를 더 공감하기에 장르물을 쓸 수 있는 것 같다.”

▶ ‘킹덤 유니버스’가 더욱 확장됐다. 피해자를 압록강 국경 일대에 사는 변방인인 ‘귀화 여진족’(성저야인)으로 잡은 이유는? 아신의 복수 서사와도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시즌3를 관통하는 ‘한’을 보여주려면, 외로운 그룹과 소통못하는 집단, 각자에게 멸시받고, 그런 그룹의 아이가 한을 품었다면, 더 위력적인 존재로 다가올 것 같아 함경도 국경 주변에 거주하는 변방인이자 조선으로 귀화한 여진족인 성저야인으로 설정해 아신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생사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도움받은 게 있는가?

“북방에 대한 자료조사를 하다 생태 자료를 찾았다. 대동여지도의 사본을 보면, 폐사군 4개 지역이 나온다. 폐사군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조선 세종 때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압록강과 두만강 지역의 4군 6진을 완성했는데, 세조때 폐사군됐다. 숙종때까지도 폐사군됐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수비의 어려움 때문일까? 여기는 굉장히 넓은 구역이다. 그 곳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면 또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폐쇄되어 인적이 닿지 않았던 그 곳에서 생사초가 자랐다면, 이게 밖으로 나와서는 안되는 비밀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그런 집단중 한 명을 아신이라는 주인공으로 잡았다.”

▶아신은 전지현을 염두에 두고 쓰신 건지?

“그렇다. 아픔이 있는 무사 이미지, 두 개를 다 보여줄 배우는 전지현이 가장 좋다. 무릎 꿇고 부탁했는데, 다행히 해줬다. ‘암살’, ‘베를린’을 재밌게 봤는데, 거기에서도 아신과도 유사한 이미지가 있다.”

▶어린 아신역을 맡은 김시아의 열연도 인상깊었다.

“캐릭터의 감정 진폭이 커 나이가 조금 더 있는 게 좋을듯 했는데, 김성훈 감독님이 김시아를 만나보더니, 첫눈에 캐스팅하고싶다고 했다. 나는 김시아를 제주도에서 처음 만났다. 어떻게 저렇게 눈빛이 깊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아이였다. 눈빛 연기부터 눈물, 액션까지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어린 아신은 또 다른 아신이다. 이 아이가 커서 아신을 또 한번 해도 재밌겠다. 나는 대본작업 하는 동안에는 현장을 못나가는데, 참혹한 장면은 김시아가 못보게 했다. 나중에 합성하더라도 그 원칙은 철저하게 지켰다고 했다. 당연히 신경써야 하는 배려다.”

▶엔딩에서 아신이 좀비가 된 마을사람들을 돌보면서 끝난다. 공허한 아신의 눈빛이 강렬했다.

“성저야인의 외로움, 고독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소속감이 없다. 정체성이 모호하다. 얼마나 외로울까. 심지어 부족이 다 죽고 자신만 생존했다면, 과거 이야기를 함께 할 사람이 없다, 외로움에서 파생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마지막 신은 자연스럽게 생각났다. 어떤 신을 향해 달려간다고 하지 않나.”

▶남편인 장항준 감독이 킹덤’을 연출했다면 어떤 작품이 됐을까. 코치나 조언은 없었나?

“아마 3부로 끝났을 것이다. 워낙 체력이 약하다. 장 감독이 ‘힘내라 너가 좋아서 한 일이잖아’라고 해줄때 가족임을 느낀다.”

▶더 큰 세계를 위해 작가를 보충하는 등 할리우드식 작가시스템을 생각한 적은 없나

“작가팀이 있었으면 한다. 이렇게 혼자 써다 말라 비틀어질지도 모른다. 시간을 두고 시스템 만드는 걸 고민하고 있다. 시즌3가 됐건 작가팀과 일 했으면 한다.”

▶글쓰기를 하다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나?

“매번 슬럼프라고 표현될 정도로 힘들다. 매번 은퇴해야 할까를 생각한다. ‘지리산’도 너무 힘들어, 아예 끝을 못 맺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두려움 속에 글을 쓴다. 협업이 좋은 기운으로 작용할 것 같다.”

▶전지현은 시즌3에 나오는 건가? 앞으로의 제작 일정은

“출연시키고 싶다. 왕세자 이창(주지훈)과 대립관계가 될듯하다. 시즌3에는 더 큰 역병이 일어나 두 사람이 연합 또는 대립하며 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그 중심축에 당연히 아신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킹덤’ 시즌3를 열심히 만들겠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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