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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환경경영 외치며 유통기간 속인 맥도날드의 두 얼굴

맥도날드가 유효기간이 지난 식재료를 폐기하지 않고 사용해 논란을 불러왔다. ‘스티커 갈이’ 수법으로 유효기간을 늘려 사용한 것이 가장 큰 문제지만 그 이후 대응은 더 심각하다. 고객의 신뢰를 송두리째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비만의 주범, 광우병, 햄버거병 등으로 인해 생긴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던 한국맥도날드는 제품에 대한 안전성과 위생 상태에 대해 의혹을 불식시키겠다며 2019년 11월 대부분의 지점 매장을 공개하고 ‘2차 유효기간’까지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납품받은 유효기간보다 신선함을 유지하기위한 2차 유효기간을 스스로 정해 식재료 겉봉지마다 스티커를 붙여 사용 전에 확인하겠다는 것이었다.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는 즉각 폐기하겠다고 공연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2차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임박한 식재료를 폐기하지 않고 새로 스티커를 붙여 다음날 사용했다는 것이 공익 신고된 것이다. 1년 동안 수십차례나 영상 촬영된 증거가 첨부된 것으로 보면 한두 번의 실수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본사의 지시는 없었으며 아르바이트생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이라고 발표했다.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다. 당연히 매장을 책임지는 관리자들에게도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대책까지 내놓아야 옳다. 로스율을 포함한 비용관리에 대한 부담이 이번 사태의 원인임은 말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이미지가 손상되긴 했지만 맥도날드는 싸고 빠르게 배고픔을 해결하는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를 넘어 도시, 농촌은 물론 전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식 자본주의의 표상으로 자리 잡았다. 합리적 경영과 생산의 극대화 과정이라는 의미로 맥도날리제이션이란 용어가 생길 정도였다. 심지어 개방된 공산국가에 점포를 낸 이후에는 “맥도날드가 진출한 국가 사이에는 상업적 교류가 형성돼 있어 전쟁위험이 줄어든다”는 이론까지 나왔다.

최근 맥도날드는 인간과 환경 그리고 기업의 상호공존을 근간으로 하는 ‘그린 마케팅’을 포방하며 아이스크림 메뉴인 ‘맥플러리’의 플라스틱 뚜껑을 종이로 교체하고 식재료, 조리 과정, 조리기구 등의 개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중이다. 신선한 재료로 맛과 건강을 함께 잡겠다는 베스트버거 전략도 그래서 나왔다.

이런 와중에 유통기간 속임수가 들통난 것이니 소비자가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공익 신고를 접수한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같은 국민 정서를 반영해서 관련 내용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그 결과를 발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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