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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라우드’ 박진영, 말을 줄여라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월드와이드 보이그룹 프로젝트 SBS ‘라우드’는 지난 6월 5일 첫 회가 방송될 때만 해도 기대감이 컸다. 기존 오디션은 춤과 노래가 핵심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기준, 즉 퍼포머로서 실력에 내면의 예술성까지 갖춘 아이돌을 찾겠다고 했다. 그렇게 달라진 기획의도에 걸맞는 참가자들이 충분히 나온듯했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초기의 관심도가 희석되는 듯하다. 무엇때문일까? 몇가지 이유가 보인다. 처음에는 재능있는 1020들이 다양하게 참가했다. 하지만 곧바로 박진영, 싸이 등 두 심사위원의 회사인 JYP엔터테인먼트와 P NATION 연습생들의 대결로 압축됐다. 공공재인 방송을 두 회사의 비즈니스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모양새다. 여기서 “이건 뭐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심사위원인 박진영의 말이 너무 많은 것도 걸림돌이다. 박진영 개인 다큐가 아니다. 말을 줄여야 된다. 과잉해설증후군에 빠진듯하다. 캐스팅 라운드에 접어들면서 이승기가 참가자들이 회사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는 슈퍼에이전트로 등장, 박진영의 말수가 조금 줄어들자 시청률도 올라갔다.

음악 오디션에서는 참가자들이 보여야 한다. 그것이 전제다. ‘라우드’는 기능적인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틱한 아이돌을 뽑는 곳이어서 더더욱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어떤 창의성과 예술성을 지녔는지를 알 수 있게, 또 그것이 어떤 형태로 발전하고 성장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법과정부터 그들이 보여야 한다. 그런 점들을 시청자들이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박진영은 자신의 평가를 시청자들에게 강요한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네, 아니요” 정도의 단답형으로만 듣게 한다. 그들의 아티스트로서의 모습과 스타성, 매력이 모두 묻힌다.

개인적으로, 박진영과 싸이가 경연을 펼친 참가자에게 팀 점수와 개인 점수를 서로 바꿔가며 주고 있는데, 별로 와닿지 않았다. 93점과 94점, 이런 식으로 점수를 줘 경연 참가자를 순위대로 의자에 앉게 하는 방식. 어차피 평가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독단으로 흐를 수 있는 장치다.

박진영이 'K팝스타'때 평가는 잘 먹혔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다.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상황이 바뀌었음을 느끼고 지금보다 개입을 줄이는 게 좋다.

박진영의 지나칠 정도로 세세하고 작위적인 평가는 참가자들의 다재다능을 오히려 자신의 틀에 가둘지도 모른다. 박진영은 국내는 물론 일본까지 가 프로듀서로서의 명성을 떨쳤지만, 여기서는 오히려 점수를 깎아먹고 있다.

두 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은휘가 회사 선택 직전, “곡을 직접 쓰고 싶은데, 가능한가”라고 묻자 박진영 프로듀서가 “스트레이 키즈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는데도 피네이션을 선택했다. 김동현, 다니엘 제갈도 양 사의 트레이닝 방식을 살짝 경험한 후에 ‘피네이션’을 택했다.

박진영이 실제로 ‘라우드’ 스타일로 JYP를 운영하는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보면 대표가 너무 많이 알고 있고, 거기에다 잔소리꾼이라는 느낌이 들어 아이들이 피하는 느낌이다. 대표가 너무 많이 알면 피곤하다. 대강의 그림만 그려주고 아이들과 실무진이 알아서 하게 하는 분위기로 바꿔줘야 한다.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으로 팬덤 외연을 확장하는 건 우리가 세계 최강이다. 디지털 시대 음악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확보하는 전략을 ‘라우드’가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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