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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산 대신 중국산 100% 구매”...中, 의무화 지침 파장
의료·광학장비 등 315개 품목
中정부, 가이드라인 몰래 배포
미중 무역전쟁 촉발 가능성도
시진핑(習近平·왼쪽) 중국 국가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모습. [로이터, AFP]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른 미국 제품 수입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국 기업에 대해 미국산(産) 제품 대신 중국산 제품을 100%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지침을 비밀리에 내린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내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X레이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의료 기기와 광학·레이더 장비 등 315개 품목을 구매할 때 중국산 제품 비율을 기존 25%에서 100%로 상향하란 지침을 자국 내 병원과 회사, 국영 바이어 등에게 발송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수입제품 정부 조달 감사 지침’이란 제목의 70페이지 분량 문건”이라며 “중국 상무부와 공업정보화부가 주도해 해당 문건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문서는 중국 정부에 의해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중국 상무부와 공업정보화부는 로이터의 관련 질의에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중국 시장에 첨단 의료 기기를 대규모로 판매하고 있는 존슨앤드존슨(J&J), 제너럴 일렉트릭(GE), 애보트 등 미국 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피치솔루션스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미국의 대(對) 중국 의료 기기 수출액은 45억달러(약 5조1795억원)로 집계됐다.

전문가는 무역 장벽을 다시 세우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지난해 1월 체결한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라 휴전 상태인 미중 무역 전쟁을 촉발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다른 미 행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때 중국이 비밀리에 무역 지침과 관련된 내부 문서를 발행하지 않기로 합의했었지만 이를 어긴 것”이라며 “(무역 관련 지침을 비밀리에 발송한 것은) 지난해 1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의 정신까지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공개적으로 발표한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 미국산 우선 구매 정책) 조치와 비밀리에 지침을 내린 중국 정부의 조치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1월 체결한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라 2020~2021년 2년간 미국 제품 구매를 최소 2000억달러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미국과 중국 정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미중 무역이 급증했지만 중국이 합의에 따른 미국 제품 수입량의 70%도 채우지 못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정부가 발송한 이 문건이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를 위반하는지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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