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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군서 또 가혹행위…시민들 “떨어진 군 신뢰, 회복할수 있겠나”[촉!]
시민단체 “공군 지휘부 등 책임져야”
군인 어머니 “자식과 통화해도 불안함 여전”
“수십년간 누적된 잘못된 군 문화 개선돼야”
9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모 공군 중사 추모소 모습.[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공군에서 성추행 등 잇단 비위 문제가 발생하면서, 군 지휘부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제추행에 따른 부사관 사망 이후 군의 대응이 논란이 된 지 얼마 안 돼, 또 다시 신병에 대한 가혹행위·성추행 의혹이 불거지고 있어서다.

시민단체 활빈단의 홍정식 대표는 31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연이어 군 내에서 추행과 가혹행위, 부적절한 대응 논란이 불거져 군 지휘부인 국방부 장관과 전투 관련 합동참모본부 의장까지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휘부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국민 신뢰를 어떻게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강원 강릉 제18전투비행단에서는 올 초 새로온 신병이 수개월간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초 가해자인 선임병들이 일과시간 종료 후 피해자인 신병을 부대 용접가스 보관창고에 가두고 자물쇠로 문을 잠갔다. 이후 가해자들은 가스가 보관되어 있는 창고 안에, 불을 붙인 박스 조각을 집어 던진 뒤 신병에게 창고 문 펜스 틈 사이로 자물쇠를 따서 나와 보라고 했다. 신병의 상반신을 구타하거나 그의 무릎 위로 올라타 결박한 뒤 신병의 유두, 성기 등을 손가락 딱밤으로 때리는 등 성추행을 일삼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센터는 “제18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은 신고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가해자들에 대한 소환 일정조차 잡지 않고 피해자를 압박하는 정황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 22일에는 강제추행을 당한 공군 소속 부사관이었던 이모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는 3월 초 선임 부사관(중사)의 압박에 회식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는 곧바로 이 같은 사실을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부대에서는 분리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없던 일로 해 주면 안 되겠느냐” 같은 말로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1년 전 군에 자식을 보낸 50대 여성 성모(서울 마포구 거주) 씨는 “도대체 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아들과 통화하면 ‘괜찮다, 문제없다’ 하지만 기사에 나온 가혹행위의 내용들을 보면, 혹시 아들이 자신의 피해를 숨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군대를 보낸 학부모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도 관련된 우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월급도 많이 오르고 예전보다 지내기 편해진 군대라고 하는데, 어떻게 아직도 과거에 얘기로만 듣던 불법적 행위가 자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해 놓고 국방의 의무를 어떻게 수행하라는 것인지 가슴이 답답하다”고 적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40대 윤모 씨는 “젊은 시절 군대에 있을 때는 자연스레 넘어갔던 몇몇 행동들이 이제 보니 심각한 범죄였단 것을 느끼게 된다”며 “수십년간 가혹행위 등이 체화된 군 문화를 개선하려면 지휘관들에게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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