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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로빈후드…오버행…카카오뱅크
카뱅, 기관 미확약 40.18%
외국기관 72.6% 매물 가능
상장 직후 높은 변동성 우려
은행 아닌 플랫폼 가치 입증 필요

새로운 형태의 투자 플랫폼인 미국 로빈후드가 나스닥 상장 첫날 두 번째 굴욕을 맛봤다. 전날 공모가가 희망범위 하단(주당 38달러)에서 결정된 데 이어 29일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투자자들이 물량을 쏟아내며 가격이 급락, 이날 주가는 34.92달러에 마감했다.

로빈후드는 상장 공모 과정에서 기관에 대부분의 물량을 넘기던 시장 관행에서 벗어나 자사 이용 개인들에 물량의 상당부분을 배정했다. 이른바 ‘시장민주화’다. 미국에서 기관은 보통 평균 125일간의 의무보유확약을 제공해 단기간에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 개인 물량은 상장 후 바로 매매가 가능하다. 로빈후드는 30일 이내 매도하는 개인고객에 대해서는 향후 2달간 자사의 기업공개(IPO)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지만 물량 출회를 막지는 못했다. 로빈후드의 미래에 기대를 갖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당장의 차익이 중요하다. 로빈후드는 최근 공시를 통해 3분기 수익이 2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내달 6일 상장하는 카카오뱅크의 기관의무확약비율이 공개됐다. 공모주식의 55%를 배정받는 기관 물량가운데 미확약이 무려 40.18%다. 지난 해 상장한 SK바이오팜(47.74%) 보다는 낮지만 최근 IPO를 거친 5대 종목 가운데 2번째로 높다. 특히 가장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외국인의 미확약 비율은 72.64%에 달한다. 개인물량을 포함해 새로 발행되는 신주 절반이 상장과 동시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기관들이 물량 대부분을 배정받는 대신 대부분이 의무보유확약을 제공한다. 우리도 기관이 물량 절반이상을 배정받지만 의무보유 미확약이거나 확약기간이 짧다. 카뱅 일반청약은 균등배정과 비례배정 방식이 병행됐다. 일단 청약을 했다면 최소 3주 이상을 배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단기 차익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물론 기관 미확약비율이 낮다고 상장 첫날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SK바이오팜은 ‘따상’에 성공했다. 오히려 미확약비율이 21.63%에 불과했던 하이브는 ‘따’로 출발했지만 ‘따상’까지는 가지 못했다.

SK바이오팜,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SK IET 등의 현주가는 모두 공모가의 2배 이상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상장 첫 날 종가 이후 한 달간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이들 모두 1개월 이하 미확약 비율이 40~50%에 달했다. 중요한 것은 상장 직후 매물을 소화할 정도의 매수세가 있느냐다. 이른 결국 기업의 미래에 대한 믿음이다. ‘플랫폼’으로 인정받은 덕분에 기존 금융회사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은 카뱅도 ‘그래봤자 은행이다’라는 일부의 우려를 깰 청사진을 빠른 시간 내에 제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직후 물량부담으로 주가가 잠시 출렁일 수는 있지만 미래 비전이 뚜렷한 기업이라면 안정적 장기투자자를 새롭게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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