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대선 경선 후보가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PT) 면접 '정책 언팩쇼'에서 정책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국민 88%에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을 두고 ‘세금 많이 낸 게 무슨 죄냐’고 발언한 당내 유력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를 두고 “결코 거짓 선동으로는 국가를 이끌어갈 수 없다”고 25일 정면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SNS에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이재명 지사의 조삼모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 지사는 평소 억강부약(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다)을 말했는데, 약자들에게 두툼하게 지급돼야 할 세금을 빼앗아 피해도 없고 어렵지도 않은 부자들에게까지 지급해야 한다는 말은 평소 지론과 상충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국회가 국민 88%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 지사가 “세금 많이 낸 게 무슨 죄라고 굳이 골라서 빼냐”고 비판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정 전 총리는 “정부와 국회가 어렵게 합의한 결정을 우선 존중하는 것이 공인의 자세”라며 “국가가 부자와 빈자를 편 갈라선 안되지만 구조적 격차와 불평등을 도외시 해선 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점이 노출되자 공약이 아니라고 잠 재우던 ‘기본소득’ 공약을 재난지원금으로 다시 살려보려는 의도로 읽혀 보기에 퍽 민망하다”고도 했다.

특히 정 전 총리는 소위 ‘부자’에게도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조세 저항을 극복하자는 이 지사의 주장이, 며칠 전 이 후보 본인이 공개한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 방안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후보는 ‘기본소득 목적세를 신설하면 80~90%의 국민은 내는 세금보다 받는 기본소득이 많다’고 말했다”며 “10~20%의 국민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안 내던 세금을 내야 하나. 이야말로 조삼모사,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여야가 소득 상위 12%를 제외한 국민 88%에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세금 많이 낸 게 무슨 죄라고 굳이 골라서 빼냐”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 지사는 “비효율, 비경제적인, 경험에 어긋나는 이상한 짓을 (왜)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