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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맥시멈’ vs 최재형 ‘미니멀’…野주자들, SNS 활용법 각양각색[정치쫌!]
洪 ‘일기’·劉 ‘논평’·元 ‘대화’ 차이
“SNS 정치로 각 주자 성향 파악”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옛 페이스북 일부 캡처.

최재형 전 감사원장 페이스북 일부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야권 대권주자들이 각자의 스타일로 ‘SNS 정치’를 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두 주자부터 다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맥시멈’(maximum),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미니멈’(minimum)을 추구하는 식이다. 각 주자의 SNS 활용법도 각양각색이다. 윤 전 총장은 의혹 방어, 최 전 원장은 대여(對與) 공격에 초점을 둬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일기, 유승민 전 의원은 논평,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대화 형식으로 메시지를 내는 모습이다.

야권 관계자는 “각 주자의 SNS 정치를 보면 각자가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尹·崔…맥시멈 vs 미니멈=윤 전 총장은 대권에 도전장을 낸 지난달 29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했다. 그는 24일 기준 페이스북 계정 2개, 유튜브 채널 1개, 인스타그램 계정 1개, 공식 홈페이지 1개 등 온라인 소통망 5개를 갖고 있다.

정치인이 되고 한 달도 안 돼 SNS 채널 대부분을 개통한 것이다. 이는 보통의 정치인이 운영하는 SNS 채널보다도 많은 편이다.

그는 첫 페이스북 계정에 소개란을 꽉꽉 채우기도 했다. 그는 “취미는 장보기와 요리하기. 산책과 미술관 관람”, “밥보다 국수가 좋은 잔치국수 마니아. 볶은 호박에 김 많이”, “축구는 중거리 슛과 코너킥 전문”이라고 썼고, 주량이 소주 1~2병이라는 점을 공개키도 했다.

최 전 원장은 현재 지난 21일에 만든 페이스북 계정 하나만 갖고 있다. 최 전 원장 측은 “있어야 한다고 판단될 때 SNS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당장은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그의 페이스북 계정도 윤 전 총장의 계정과 비교하면 다소 단순하다. 고향과 사는 곳, 출신 학교, 직전 직책(감사원장) 정도만 적었을 뿐이다.

▶방어 vs 공격 차이도…‘친근 부각’은 공통=윤 전 총장 측은 윤 전 총장의 의혹에 맞서는 법률팀의 페이스북 계정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일명 ‘네거티브 대응’ 팀이다.

윤 전 총장 측은 김의겸 열린 민주당 의원이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가 전시 기획 실적을 허위로 썼다는 의혹을 낸 데 대해 이 계정에서 “근거없는 의혹 제기”라고 대응키도 했다. SNS는 모든 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그런 점에서 SNS를 의혹 방어를 위한 창구로 택한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총장 측은 “(이 계정을 통해)국민이 의문 갖는 부분에 대해 상세한 사실관계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최 전 원장 측은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다음 날부터 여권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에 맹폭을 가하는 등 곧장 ‘공격 모드’에 돌입했다. 최 전 원장은 이 과정에서 “기본소득이 아니라 전국민 외식수당이라고 부르는 게 낫겠다”, “선거를 앞두고 돈으로 표를 사려는 것 아니냐”는 등의 다소 강도 높은 비판도 쏟아냈다.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보다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최 전 원장이 SNS를 통해 논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SNS 정치를 통해 염두 두는 같은 효과도 있다. 친근함이다. SNS를 활용해 법조인 출신의 딱딱한 이미지를 걷으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 설명 란에서 “그 석열이 형이 맞습니다”라며 자신을 “애처가”, “국민 마당쇠”, “토리아빠 나비집사”, “엉덩이 탐정 닮았다고 함”이라는 문구로 소개했다. 윤 전 총장이 기르는 반려견과 반려묘 이름이 각각 토리와 나비다. ‘엉덩이 탐정’은 윤 전 총장과 닮아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만화 캐릭터다. 그는 SNS에 반려묘의 사진을 직접 찍어 게시하고, 팬에게 선물 받은 엉덩이 탐정 그림을 올리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파마를 하고 있는 ‘셀카(셀프 카메라)’ 사진, 지인과 탁구를 치는 동영상을 올렸다. 프로필 사진은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택했다. 해시태그(#)와 함께 ‘페북오픈’, ‘난생처음’, ‘아들찬스’, ‘헤어스타일변신’ 등 글귀도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원희룡 제주도지사 페이스북 일부 캡처.

▶洪·劉·元도 3인3색=홍 의원은 SNS에 특유의 직설 화법이 담긴 일기체의 글을 자주 쓰고 있다. 그는 최근 헤럴드경제에 “SNS는 내 정치 일기”라며 “내가 전적으로 다 쓴다. 대신 써주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8~12줄 분량의 비교적 짧은 글을 쓰는 것을 즐긴다. 대부분은 정치적 쟁점에 대한 단상이다. 여야 구분 없이 상대방에게 일침을 놓는 글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jp의 희망편지’라는 제목으로 대선 공약이 담긴 글도 올리는 중이다.

유 전 의원은 논평 형식의 다소 정제된 언어로 글을 게시하고 있다.

대선 공약 소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직격탄이 상당수다. 글 하나에 해시태그를 5~10개 이상 다는 등 관련 기능을 최대한 활용키도 한다.

원 지사는 SNS로 종종 상대방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말을 건다.

이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놓고 토론을 제안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조건부 합의를 했을 때 “독단적 스타일은 안 된다”며 비판하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협치를 하라”고 꼬집는 식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홍 의원은 자유분방함, 유 전 의원은 품격, 원 지사는 대화의 연속성 등을 SNS에서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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