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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팬데믹 올림픽’ 개막, 태극전사의 도전을 응원한다

우여곡절 끝에 ‘2020 도쿄올림픽’이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국립경기장에서 개막해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대유행 후폭풍으로 도쿄올림픽에는 여러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역사상 최초로 1년 연기된 지각올림픽, 전염병 창궐 속에 열리는 ‘팬데믹 올림픽’, 사상 첫 무관중 대회 등이다.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개막식도, 개막식의 꽃인 성화 점화도 극히 간소화했다. 즐기는 축제가 되지 못하고 마지못해 치르는 행사적 성격이 짙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선수들의 안전이다.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섰다. 도쿄도는 2000명 가까운 신규 확진자를 기록하며 6개월여 만에 가장 많은 확진자를 기록했다. 선수촌에서는 거의 매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 이런 형편이니 개막식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급 인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오윤엘덴 몽골 총리 등 15명 에 불과하다. 심지어 ‘슈퍼마리오’ 복장을 하고 도쿄올림픽을 세계에 알렸던 아베 전 일본 총리도 불참한다. 총선이 가까운 정치 일정상 올림픽에 반감이 큰 일본 국민 눈에 띄고 싶지 않다는 속셈이란다. 이러니 손님을 맞을 준비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 4~5명의 선수가 머무는 객실은 비좁은 데다 골판지 침대는 주저앉을 판이다. 폭염 속에 TV·냉장고도 갖춰지지 않았다. 일본의 탁구와 유도 등 메달 유망 종목 선수들은 선수촌이 아닌 외부의 숙박시설을 이용해 특혜 논란까지 빚고 있다.

역대 최악의 조건을 딛고 올핌픽 출사표를 던진 우리 태극전사들의 이번 도전은 그래서 어느 때보다 빛나고 값지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29개 종목에 선수 232명 등 총 354명을 파견해 금메달 7개 이상을 따내 2004년 아테네대회를 시작으로 5회 연속 종합 10위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관중 경기로 17일의 열전 동안 ‘대~한민국’이란 함성 없이 고독하게 싸워야 하지만 국민의 거대한 안방 응원이 항상 함께할 것이다. 한국의 첫 ‘골든 데이’는 개막 이튿날인 24일부터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양궁을 필두로 사격, 펜싱, 태권도 등에서 승전보가 이어지면서 코로나와 폭염에 시달리는 우리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적실 것이다.

도쿄올림픽 슬로건은 ‘감동으로 하나 되다’다. 좌절을 극복하고 승리한 선수들의 인간 스토리에 찬사를 보내는 한편으로 최선을 다한 당당한 패배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스포츠정신에서 배울 것은 결과 지상주의가 아니고 아름다운 도전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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